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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똑같은 운동 선수인데, 왜 이런 차별을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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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박현희(28)와 미드필더 박성은(22)은 2010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훈련장을 찾은 염태영 후보의 모습을 잊지 않고 있다. "수행원과 함께 훈련장을 찾아 일일이 악수를 하고 잔디를 깔아주겠다, 선수단 규모를 늘려주겠다고 했다. 낡은 숙소도 고쳐주고 연봉도 올려준다고 하더라. 그 때만 해도 정말 축구에 관심이 많은 분인 줄 알았다." 너무나 달콤한 약속이었기에 쉽게 믿기 힘들 정도였다. 박현희는 "당시 주장 언니가 '훈련장 인근(광교저수지)이 상수원 보호구역인데 잔디를 깔 수 있겠느냐'고 묻자 '내가 원래 환경부 소속이었다. 문제없다'고 말하더라. 이렇게 말을 하니 선수들 입장에선 지지를 하지 않을 수 없지 않았겠느냐"고 쓴웃음을 지었다. 염 후보는 수원시장에 당선되면서 재차 선수단을 찾아 아이스크림을 하나 씩 건넸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이 선수들이 염 시장과 마주친 마지막 순간이었다. 구단주로 등록이 되어 있지만, 훈련장 뿐만 아니라 경기장 어디에서도 염 시장을 볼 수 없었다. 박성은은 "언젠가는 찾아주신다고 하기에 기다리고 있었는데, 통 모습을 못 봤다. 이런 상황에서 팀이 해체된다는 통보를 들으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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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만 해왔던 선수들 입장에선 달리 방도가 없었다. 그저 참고 뛰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참는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맨땅 훈련장마저 중학교 야구팀에 빼앗기는 처지가 됐다. 수비수 신민아(21)는 "어느날 갑자기 훈련장에 나갔더니, 운동장에 베이스와 야구 배트가 박혀 있더라. 이후 경기장을 다지고 마운드가 올라오더니 야구 팀이 와서 매일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생전 켜지지 않던 훈련장 야간 조명도 야구팀의 요청에는 일사천리였다. '시민의 재산이니 막 쓰면 안된다'고 가로 막던 시설도 활짝 개방이 됐다. 창단 원년부터 수원FMC에서 뛰었던 박현희는 "야구팀 훈련 때 야간 조명이 켜지는 것을 보고 '여기도 저런게 있긴 있었구나'라고 처음 알았다. 우리가 쓰지도 못하던 웨이트장을 중학생 선수들이 쓰는 것을 보니 서럽기도 하더라"라고 했다. 박성은은 "이런 상황에서 우리 팀의 해체가 '야구단 유치와 결부시키는게 옳지 않다'고 주장하는게 맞느냐"고 되물었다. 박현희도 "똑같은 운동 종목이고 선수인데, 이런 차별을 당하다 보니 야구라는 종목이 점점 싫어진다"고 했다.
메아리 치는 소녀들의 절규
박봉에 쪼들리는 선수들의 환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흘린 땀은 한 가정을 지탱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소녀 가장 역할을 하는 일부 선수들은 가족들에게 해체 통보가 온 사실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입단한 신민아는 "처음 감독님을 통해 해체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을 안 순간,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꿈꿨던 것들이 있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곤 생각지 못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성은은 "정말 시가 재정적으로 어려워 어쩔 수 없이 해고를 한다면 이해를 하겠다. 하다못해 선수들을 불러 어려운 사정을 솔직히 이야기한다면 모를까, 하루 아침에 '너희들 언제까지만 나오면 된다'고 하면 그것으로 끝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현희는 "운동만 바라보고 운동 밖에 할 줄 모르는 선수들에게 아무런 대책 없이 그만두라고 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처사"라고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인터뷰 말미에 박현희는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이 기사를 보는 분들께 묻고 싶다. 과연 여러분들이 다니는 회사에서 어느날 갑자기 '연말까지만 출근하고 그만두라'고 말하면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아무런 생계 대책 없이, 그저 그만 두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지, 어떻게 할 지 묻고 싶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