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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자가 모든 것을 가진다. 승자독식이다.
황선홍 포항 감독에게 FA컵은 한(恨)이다. 2010년 부산을 이끌고 FA컵 결승전에 올랐다. 수원을 상대로 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감독 생활 3년만에 거둔 성과였다. 감독으로서 첫 우승컵을 들 절호의 기회였다. 이목이 집중됐다. 서울역에서 부산으로 내려가는 FA컵 결승전 특별열차까지 운행됐다. 황 감독은 우승한다면 팬들이 원하는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결과는 0대1의 아쉬운 패배였다. 2년만에 다시 결승전이다. 황 감독은 FA컵 우승에 모든 것을 걸었다. 19일 미디어데이에서도 "항상 목표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나가려면 FA컵 우승을 해야 한다. 말로 표현이 안될 정도로 우승이 절실하다.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했다.
최진한 감독에게 FA컵 우승은 '감독 자격 인증 시험'이나 다를바 없다. 최 감독은 학원축구 최고의 명장이었다. 관동대와 FC서울 유스팀인 동북고를 연거푸 우승시켰다. 결승에만 가면 어김없이 우승컵을 들었다. 하지만 프로무대에서는 인정받지 못했다. 대구와 전남 수석코치를 했지만 아쉬움이 컸다. 2010년 서울 2군 감독을 제외하고는 프로 감독 경력이 없었다. 2011년 처음으로 경남을 맡았을 때 기대감보다는 의구심이 더 컸다. 올해는 더욱 어려워졌다. 윤빛가람과 서상민 등이 떠났다. 위기였다. 최 감독은 선수단을 하나하나 챙겼다. 결국 목표였던 K-리그 그룹A 진입에 성공했다. FA컵 우승은 두번째 목표다. FA컵 우승으로 프로 '감독의 자격'을 손에 넣을 참이다. 최 감독은 "우승도 해봤던 사람이 해본다. 나는 학원축구때부터 결승에 올라가면 어김없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꼭 우승해서 트로피를 창원으로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단판 승부인만큼 변수가 많다. 큰 경기인만큼 선수들의 부담도 크다. 이럴 때 베테랑이 필요하다. 포항에서는 노병준, 경남에서는 김병지가 선수들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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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는 팀과 후배들을 위해 뛴다. 1992년 데뷔해 21시즌째를 맞이하고 있는 김병지는 우승을 해본만큼 해봤다. 우승의 감동 그리고 그 뒤에 오는 달콤함을 잘 알고 있다. 현재 경남은 재정적으로 좋지 않다. 매년 주요 선수들이 팀을 떠날 수 밖에 없다. 스폰서는 구하기 힘들다. FA컵에서 우승한다면 스폰서 유치에 탄력이 붙게 된다. 여기에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추억이 된다. 김병지는 "우승 뒤에 느낀 소중함이나 추억이 너무나 컸다. 선수들 개개인의 발전을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된다. 후배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라도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플랜B의 대결
양 팀 모두 중원의 핵심이 뛰지 못한다. 황진성(포항)과 강승조(경남)가 모두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다. 모두들 대체 자원에 주목하고 있다.
포항은 신진호가 직접적인 대체자다. 지난 주말 울산과의 K-리그 경기에서도 황진성 대신 신진호를 투입했다. 실전 훈련이었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비중을 가진 인물이 있다. 바로 박성호다. 포항의 공격력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박성호가 살아야 한다. 최근 포항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도 원톱 박성호 덕택이다.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와 몸싸움을 통해 다른 선수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준다. 좋은 볼키핑력을 바탕으로 공을 배분하는 역할도 한다.
경남은 다채로운 카드를 준비했다. 고재성과 유호준 최현연을 놓고 고민중이다. 어느 선수가 뛰든 경남의 역습 속도를 높이고 팀전체적인 움직임을 끌어오리는 데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특히 경남은 90분이 아닌 승부차기까지 염두에 두고 전체 전략을 짜고 있다.
포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