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신출귀몰'이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이 '동 번쩍, 서 번쩍'하는 홍길동 행보를 선보였다.
최 감독은 27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37라운드 전북-서울전을 관전했다. 28일 오후 3시 최 감독은 수원-울산전을 보기 위해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있었다. 오후 5시 성남탄천운동장, 관중석에서 또다시 최 감독의 모습이 목격됐다. 이틀새 3경기를 릴레이 관전했다. 신출귀몰 행보에 놀라움을 표하자 최 감독은 "벼락치기라고 있지? 그런 거지 뭐"라고 농담하며 허허 웃었다.
내달 14일 열릴 호주와의 평가전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K-리거들의 발끝을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하고자 함이다. 전북-서울전은 흥미진진했다. 전북의 막판 공세가 거셌지만 1대1로 비겼다. "전북이 서울을 이겨 승점 차가 줄어들고, 그 상태에서 수원과의 슈퍼매치가 이어졌으면 긴장감 면에서 리그가 좀더 재밌어질 수는 있었을 것"이라고 평하더니 "전북편을 드는 건 절대 아니다. 리그 재미를 말하는 것"이라며 웃었다. 수원-울산전은 20분 정도 관전하다 곧바로 자리를 떴다. 1.5군의 경기력이었다. "별로 재미가 없더라고, 나중에 보니 0대0으로 비겼데"라며 웃었다. K-리거들이 즐비한 성남-전남전을 연속 관전했다. 최 감독의 '암행어사' 행보를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러나 강등 위기의 전남과 홈 승리가 절실한 성남의 맞대결은 전에 없이 치열했다. 전반 잇달아 골이 터졌다. 전반 17분 전남 박선용의 중거리포에 이어, 전반 27분 국가대표 왼쪽풀백 출신 홍 철의 동점골이 터졌다. 지난 7월8일 전남전 이후 3개월여만에 시즌 2호골을 꽂아넣었다. 후반 10분 이종호의 골이 터지자, 불과 5분만인 후반 15분 전현철이 골을 밀어넣었다. '장군멍군'이었다.
하프타임 만난 최 감독은 "홍 철이 원래 공격수 출신이지?"라며 관심을 표했다. 지난해 쿠웨이트전 이후 A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했다는 사실 역시 최 감독의 머릿속에 각인돼 있었다. 주말 해외파들의 선전에도 반가움을 드러냈다. "이청용 아저씨도 골을 넣었고, 김보경 아저씨도 오랜만에 선발출전했고"라는 특유의 유쾌한 화법으로 기대를 표했다.
호주전 해외파 차출이 가장 큰 고민이다. 매주말 리그 경기에 나서, 이제 겨우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시작한 선수들을 불러들여야 할지, 득실을 꼼꼼히 고민하고 있다. 호주와의 평가전이 내년 3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일정과 지나치게 동떨어져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연속성을 이끌어내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한국전에 나서는 호주가 1.5군에 가까운 멤버로 나서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최 감독은 "12월에 최종예선 일정이 있다면 호주전에 나름대로 신경을 쓰고 구상을 할 수 있겠지만, 내년 3월에 경기를 하는 입장에서 선수 구성이나 계획을 가져가기가 쉽지 않다. 한 경기만 달랑 치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곧 황보관 축구협회 기술위원장과 만나 호주전을 어떻게 운영할지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말 K-리그 '매의 눈' 폭풍 관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성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