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이 악몽같던 강등위기에서 탈출했다. 전남은 24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 42라운드 성남전에서 2대0 승리를 거두며 승점 50점(12승14무16패)을 확보해 11위로 올라섰다. 이로써 전남은 잔여경기(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부리그 잔류를 확정했다. 지난 8월, 11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 속에 K-리그 최하위를 달렸던 전남이다. 3개월 만에 찾아온 기적에 전남은 환호했다. 최하위 팀을 맡으며 잔류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던 하석주 감독은 "몸살이 올 정도로 힘이 하나도 없다. 지금 강등권 싸움에 남아있는 동료 감독님 마음을 훤히 안다"며 기쁨과 함께 피로감을 호소했다. 정해성 전 감독의 사퇴 이후 하 감독이 전남의 잔류를 이끌기까지. 그 비결은 무엇일까.
10월 3일 강원전(0대0 무)부터 희망의 행진이 시작됐다. 이후 성남전 승리까지 9경기 연속 무패(4승5무·상주전 기권승 포함)를 달렸다. 끝내 전남은 잔류를 확정했다. 이 기간동안 하 감독은 '제2의 올인'을 선언했다. 날마다 피말리는 강등 전쟁에 마음고생도 많았지만 자신을 버렸다. 선수단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 애써 웃고 좋은 이야기만 전했다. 시간이 날때마다 비디오 분석을 했다. 하 감독의 감독실에는 영상 분석 CD가 수두룩할 정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 자리를 내놓았다. P코스 지도자 자격증 과정도 포기했다. 개인적인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강등 탈출에만 올인했다. 그의 집념과 의지가 전남을 2013년 K-리그로 이끌었다.
오늘은 내가 미쳤다
감독의 용병술에 선수들이 화답했다. 하 감독이 "전남의 강등 탈출을 위해서는 경기마다 '미친 선수'들이 나와야 한다"는 말을 하자 숨겨져있던 보물들이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신인' 박선용이 단연 돋보인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한 그는 강등 탈출의 분수령이었던 37라운드 성남전(2대2 무)과 38라운드 대구전(1대0 승)에서 2경기 연속 득점포를 쏘아 올렸다. 미친 선수 1호다. K-리그 41라운드 강원전은 최대 고비였다. '강등 라이벌'과의 대결에서 패배는 강등으로 향하는 지름길이었다. 구세주가 나타났다. 한 달 반 만에 부상에서 복귀한 윤석영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하며 1골-1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신인 심동운도 7개월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미친선수 2, 3호의 연속 탄생이었다. 42라운드 성남전에서는 '광양 루니' 이종호가 미쳤다. 2골을 넣으며 전남의 잔류를 확정하는데 일등 공신이 됐다. 하 감독은 "스무살 어린 선수가 중요한 시합에서 득점했다. 오늘 나를 살렸다. 오늘의 미친 선수는 이종호다"라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감독은 사생활을 포기했다. 축구만 생각했다. 선수단은 미치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 K-리그 최하위를 달렸던 전남은 강등의 악몽에서 탈출, 내년시즌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