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축구 40대 선수들, 그들의 현재와 미래

최종수정 2012-12-05 10:49

◇김병지.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스포츠계에서 40대 선수를 접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전성기를 지나 황혼기에 접어들면서 쇠퇴하는 기량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30대 중후반에 은퇴하는게 일반적이다. 40대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간다는 것은 그만큼 철저한 몸 관리와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들이 20년 가량 쌓은 경험은 누구의 것으로도 대체하기 힘들다. 그라운드를 누비는 40대 선수들은 그래서 더 희소성이 있다.

숙명의 라이벌 한국과 일본 모두 40대 선수들이 여전히 현역 생활을 하고 있다. K-리그의 대표주자는 김병지(42)다. 올 시즌에도 경남FC의 골문을 37번이나 지켰다. 개인 통산 600경기 출전의 대기록도 세웠다. 44실점을 하면서 경기당 평균 1.18골을 내줬다. 하지만 FA컵 이후 수직추락한 경남의 경기력 등을 감안해보면 제 몫을 다 했다고 볼 수 있다. 올 시즌 계약 기간이 만료됐음에도 타 팀에서 이적을 원할 정도로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도 뛰고 싶어하는 의지가 강하다. 올 시즌 전북 현대에서 한 시즌을 보낸 최은성(41)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친정팀 대전 시티즌을 떠난 뒤 활약상에 의문이 제기됐지만, 이런 시선을 비웃기라도 하듯 전북의 주전 골키퍼로 한 시즌 내내 골문을 지키면서 팀이 2위까지 올라서는데 일조했다. 전성기에 비해 순발력은 떨어졌지만, 수비 조율 능력이나 위치선정은 젊은 골키퍼들 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선수 모두 골키퍼라는 특수한 포지션에서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유일한 40대 필드 플레이어였던 김기동이 지난 3월 포항 스틸러스에서 은퇴를 하면서 40대 선수는 김병지와 최은성 두 명으로 압축이 됐다. 내년에 40대 대열에 합류하는 이운재(39·전남)는 올 시즌 소속팀 전남 드래곤즈와 계약이 만료되면서 현역 연장과 은퇴의 기로에 서 있다.

골키퍼 자리에 많이 포진한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공격 자리에서 40대들이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이 중 1990년대 일본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역할을 했던 나카야마 마사시(45·삿포로)가 4일 은퇴를 선언해 아쉬움을 주고 있다. 나카야마는 "아직 (현역생활에) 미련이 남지만, 무릎 통증이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1년 간 플레이를 하면서 한 발을 못 내딛거나, 턴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었다. 더 이상 승부의 무대에 설 수 없다는 점을 느꼈다"고 은퇴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현역생활에 대한 열정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앞으로 재활을 열심히 할 생각이다. 열심히 해서 잘 되면 컴백도 고려해보겠다." 나카야마의 은퇴에도 40대 선수의 계보는 끊기지 않았다. 나카야마의 대표팀 단짝이었던 미우라 가즈요시(45·요코하마FC)는 내년에도 현역으로 그라운드를 밟을 예정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소속팀 요코하마FC와 계약이 만료됐으나, 시즌 종료 전 구단에서 먼저 재계약을 제의한 상태다. 계약이 거의 받아들여질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 축구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40대 선수들이 이런 추세 속에서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욕심일 수도 있다. 후배들에게 길을 터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 모두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피나는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다. 세월이 흘러 기량이 쇠퇴해 그라운드를 떠나더라도 박수를 쳐줄 만한 가치는 충분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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