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K-리그 대상 시상식에는 상주상무를 제외한 15개 구단 중 6명의 감독이 불참했다. 재계약이 불발된 모아시르 페레이라 대구 감독, 유상철 대전 감독, 사퇴를 선언한 최만희 광주 감독의 불참은 그렇다 치고, 윤성효 수원 감독, 신태용 성남 감독, 이흥실 전북 감독대행 등의 모습도 눈에 띄지 않았다. 한시즌 그라운드 농사를 마무리하는 잔치에 나타나지 않은 감독들의 거취에 대해, 구구한 억측이 난무했다.
문제는 객관적 상황을 뛰어넘는 '신태용 감독'의 존재감이다. 명실상부한 성남의 레전드다. '뼛속부터 성남맨' 신 감독에 대한 선수단과 서포터들의 애정은 상상 이상이다. 선수로서 성남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감독으로서 팀을 아시아 정상에 올려놓았던 '신태용'이라는 이름 석자가 갖는 파급력이 크다. 성남을 사랑하는 팬들은 신 감독을 사랑한다. 지독히 궁핍한 형편 속에 군말없이 기적같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FA컵 우승을 빚어낸 신 감독을 하루아침에 내칠 수 없는 '분위기' '의리'라는 것이 있다. 특히 위기의 성남에서 신 감독의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지난 7월 트위터를 둘러싼 선수와 팬들의 갈등, 아시아챔피언스 탈락 후 팬들이 폭발했을 때 팬과의 간담회를 통해 성난 팬심을 달랬다. 유쾌한 '소통'으로 위기를 정면돌파했다. 선수들 역시 지독한 성적부진 속에도 자신의 거취보다 먼저 '우리 감독선생님'을 걱정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신태용 매직'이라는 애칭과 함께 승승장구해온 '난놈' 신 감독에게 찾아온 첫 시련이다. "배울 것이 너무나 많았던 한 해였다. 시련은 내가 성장하는데 보약이 될 것이다. 시련이 조금 늦게 찾아왔다면 반성보다 자만을 했을 것이다. 이것을 거울삼아 더 훌륭한 지도자가 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P코스 지도자 과정을 밟으며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착실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문선명 구단주가 세상을 떠난 이후 내년 시즌 투자 여부는 불투명하다. 구단의 재정상황을 이해하고, 팀을 하나로 묶어낼 리더십 측면에서도 '신태용 카드'는 여전히 유효하다. 결자해지, 명예회복의 명분도 있다. 오히려 신 감독 입장에선 내년 시즌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 한번의 실수는 눈감아주더라도, 두번의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 냉정한 프로세계다. 지도자 인생의 사활이 걸렸다. 그만큼 절실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