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투사' 박종우, 독도함에 오르다-추캥 해군체험 1박2일

기사입력 2012-12-05 12:30


박종우가 4일 독도함에 승선했다. 박종우가 독도함 명패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진해=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독도 투사' 박종우(23·부산)가 독도에 올랐다. 또 정성룡(27·수원)은 고무보트를 타고 바다를 누볐다. 김두현(30·수원)은 전역 2개월만에 다시 군복을 입었다.

K-리그 스타 선수들이 일일 해군이 됐다. K-리그 전현직 선수를 비롯한 축구 관계자들로 이루어진 자선단체 '추캥'은 4일 1박2일에 걸쳐 해군진해기지사령부(진기사)를 방문했다. 추캥은 '축구로 만드는 행복'이라는 뜻의 봉사단체다. 1999년 소수의 K-리그 선수들과 아마추어 선수들이 모여 만들었다. 출범 초기에는 서울 근교 조기축구회와 친선경기를 통해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모았다. 3년전부터 K-리그 선수들이 대거 동참하며 규모가 커졌다. 2010년에는 경남 함양군을 찾았다. 지난해에는 강원도 동부전선을 찾으려 했다. 부대 사정으로 방문이 무산됐다. 위문품만 전달했다. 올해 추캥이 찾은 곳은 해군이었다. 진기사에서 해군 체험도 하고 축구팀과 행복팀으로 나뉘어 자선 경기도 펼쳤다.


박종우가 독도함에서 독도 사진을 배경으로 둔 채 교육을 받고 있다. 진해=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박종우, 독도함에 오르다

박종우가 독도에 올랐다.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1-37번지는 아니다. 박종우가 오른 독도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있었다. 대한민국 해군이 자랑하는 아시아 최대의 수송함인 '독도함'이다.

박종우는 일본과의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전에서 2대0으로 승리한 뒤 '독도는 우리땅' 이라는 피켓을 들고 기쁨을 만끽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시비를 걸었다. 정치적인 문구라며 문제 삼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징계를 의뢰했다. 3일 대한축구협회는 FIFA가 박종우에 대해 A매치 2경기 출장 정지와 3천500스위스프랑(약 41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알렸다. 박종우에게 독도함 승선은 그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조성환(가운데)이 5일 아침 독도함에서 장병들과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진해=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승선부터 화제였다. 독도함 앞에서는 신정호 진기사 사령관(준장) 등이 마중나와 있었다. 선수들 하나하나 손을 맞잡고 환영했다. 박종우가 왔을 때는 더욱 환한 웃음으로 반겼다. 박종우는 독도함 입구에 있는 명패를 배경으로 파이팅을 외쳤다. 박종우는 보안 및 안전교육을 받을 때도 대형 독도 사진 바로 앞에 앉았다. 이어진 고속정 근무체험. 고속정에 오른 박종우는 장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한 간부는 자신의 카카오톡 대화명으로 '독도 사나이 박종우가 온다'라고 쓴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박종우와 함께 인증샷을 찍으며 자랑스러워했다.

박종우는 "독도 세리머니를 한 뒤 독도함에 와서 뜻깊다. 잠이 안 올 것 같다. 기회가 되면 독도에도 꼭 가보고 싶다"고 했다. 이어 "독도의 이미지를 이제 빼도박도 못하게 됐다. 영광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FIFA의 결정에 대해서는 "속이 후련하다.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국민들의 응원덕분에 징계가 무겁지 않았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고속정 체험에 나선 유경렬이 기관총을 만지고 있다. 진해=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김두현, 제대증에 잉크도 안말랐는데


이번 해군 체험에 살짝 뾰롱통한 선수가 있었다. 김두현이었다. 독도함 승선 뒤 고속정복을 받을 때 살짝 망연자실한 표정도 지었다. 김두현은 10월 3일 경찰청에서 전역했다. 2달만에 다시 군복을 입은 셈이다. "군인 체질이다. 재입대해라"는 소리도 들려왔다. 김두현은 살짝 흘겨본 뒤 "군대도 안 갔다온 녀석들이"라며 혀를 끌끌 찼다.

그 상황을 바라보며 아예 무덤덤한 표정을 짓는 선수도 있었다. 유경렬(34·대구)이었다. 유경렬은 대학을 졸업한 2001년 초 상무에 입대해 2002년 말 전역했다. 예비군도 끝나고 민방위로 접어들었다. 유경렬로서는 10년만에 군대 체험이 전혀 귀찮지 않았다. 오히려 옛 추억을 되살려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래도 둘이 가장 열심이었다. 유경렬은 4일 고속정 체험할 때 기관총을 계속 어루만지며 "한번 쏴보고 싶다"고 했다. 김두현은 5일 아침 고 한주호 준위 동상 참배 때에는 헌화자로 나섰다. 김두현은 "전역한 지 얼마 안되서 군인들의 어려움을 더 잘안다. 이들이 있기에 우리가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다.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다.


오장은이 해군 병사와 이야기하고 있다. 진해=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추캥 선수들, 도움 주러 왔다가 오히려 배우고 간다

이번 체험이 큰 도움이 될거라는 선수들도 있었다. 정성룡과 김창수(27·부산)였다. 런던올림픽 동메달로 둘은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다. 4주간의 기본군사훈련만 소화하면 된다. 조만간 훈련소에 들어갈 예정이다. 입소를 앞두고 좋은 경험이었다. 정성룡은 고속단정을 타고 바다를 누볐다. 김창수도 해군 체험에 상기된 표정이었다. 둘은 "입소를 앞두고 있다. 군대에 대해 미리 알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됐다"고 했다.


추캥 선수들이 독도함에서 장병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진해=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다른 선수들도 모두들 많은 것을 배우고 간다고 했다. 이번 모임을 기획하고 이끈 오장은(27·수원)은 "매번 도움을 주기 위해 왔다가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고 간다. 이번에도 그렇다. 바다의 소중함과 안보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이었다. 우리 선수들 모두 이번 추억을 잘 간직하고 돌아가겠다. 우리는 축구로서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도록 하겠다"고 했다.

선수단은 5일 한국형 구축함인 문무대왕함과 잠수함, 특수전전단 등을 견학하며 국가안보의식을 고취했다.
진해=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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