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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K-리그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시즌 K-리그는 16개팀이 공존한 가운데 30라운드를 치렀다. 사상 첫 스플릿시스템이 가동됐다. 1~8위가 그룹A, 9~16위가 그룹B로 분리됐다. 스포츠조선은 9월 스플릿시스템이 가동되기 전 한국 언론 사상 최초로 K-리그 16개 구단의 운영 성적표를 공개했다. 중간평가였다.
1위는 2012년 K-리그 챔피언 서울이었다. 성적은 물론 행정, 흥행, 전문가 평가에서도 경쟁 상대는 없었다. 92.7점으로 A학점을 받았다. 라이벌 수원은 중간평가에서 2위를 차지했지만, 최종 평가에서 7위로 떨어졌다. 총점 58.2점으로 F학점이었다. FA컵 우승, 정규리그에서 3위를 차지한 포항과 아시아 정상을 밟은 울산이 2위(75.2점), 3위(73.8점)로 약진했다. 하지만 서울과의 점수 차는 컸다. 최하위는 이견이 없었다. 시즌내내 잡음이 끊이지 않은 광주였다. 2부 리그로 떨어진 광주는 10개 항목에서 모두 5점 이하의 점수를 받아 총점은 23점에 불과했다. 계속해서 구단을 운영하려면 개혁이 아니 혁명이 요구된다.
김성원 박상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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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운용 능력
최용수 서울 감독은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선수-코치-감독으로 처음 우승컵을 거머쥔데 이어 신인상-MVP-감독상을 석권한 첫 K-리거로 역사에 남게됐다. 그의 용병술은 마법이었다. 안정된 공수 밸런스를 바탕으로 유일하게 연패 없는 팀으로 조련했다. 76득점-42실점, 골득실차가 +34로 K-리그 최고의 기록을 연출했다. 경기 운용 능력도 10점이었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철퇴'에다 공격력을 배가시켰다. 포항은 걸출한 스타플레이어는 없었지만 시즌내내 기복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나란히 9점을 받았다. 부상은 그라운드의 숙명이지만 이 또한 대비해야 한다. 변명은 안된다. 그 탓에 전북과 수원은 각각 7점, 6점에 그쳤다. 뒷심부족으로 2부 리그로 강등된 광주의 운용 능력은 최하인 3점이었다.
관중 동원 능력
지난해까지 K-리그 관중 집계에 거품이 많았다. 올시즌 집계 방식이 변경됐다. 각 구단에 일임했던 관중 집계를 통합해 실제로 경기장에 입장한 관중만 계산했다. 전년 대비 약 33%의 관중이 감소했지만 '실 집계 원년'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는 있었다. 흥행 투톱은 변하지 않았다. 양대산맥은 서울과 수원이었다. 희비는 엇갈렸다. 엎치락 뒤치락 하다 서울이 꼭짓점을 찍었다. 서울의 평균 관중은 2만502명, 수원은 2만265명이었다. 서울은 3년 연속 K-리그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서울이 9점, 수원이 8점을 받았다. 16개 구단 중 2개 구단이 증가세를 보였다. 제주와 대구였다. 1만명을 넘지는 못했지만 제주는 전년 대비 45.4%가 증가된 평균 6538명, 대구는 12.8%가 늘어난 7156명을 기록했다. 두 팀에는 각각 9점과 8점이 주어졌다.
페어플레이
프로축구연맹은 경고, 퇴장, 상벌위원회 벌금 등을 점수로 환산, 페어플레이상을 수여한다. 올해는 울산이 받았다. 함정이 있다. 파울 횟수는 시상 기준에서 제외한다. 휘슬이 울리면 흐름이 정지되고, 재미는 반감된다. 스포츠조선은 파울수를 평가에 반영했다. 페어플레이에서 만점을 받은 팀은 서울이었다. 서울은 올시즌 최소 경고(66개), 최소 파울(605회)을 자랑했다. 퍼펙트 우승을 차지한 셈이다. 최소 파울(637회)에서 2위를 차지한 제주와 최소 경고 2위 울산(69개)에게는 각각 9점이 부과됐다. 반면 수원은 '반칙왕'의 오명으로 체면을 구겼다. 팀 성적에 비해 경고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경고 121개, 파울수가 856회로 16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권 수준이었다. 페어플레이 점수는 3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외국인 선수 활용 능력
팀당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는 3+1이다. 기존 외국인 선수 3명에 아시아 쿼터로 AFC(아시아축구연맹) 가맹국 국적의 선수를 한 명 더 쓸 수 있다. 외국인 선수의 활약은 한 해 농사의 척도다. '데몰리션' 데얀과 몰리나, 측면의 에스쿠데로, 전천후 수비수 아디 등 서울의 '판타스틱 4'는 팀 우승의 주춧돌이었다. 데얀과 몰리나는 한 시즌 최다 득점(31골), 도움(17개)을 새롭게 경신했다. 10점 만점에 10점이었다. 최강 외국인 진용을 자랑하던 전북은 루이스가 여름이적시장에서 이적하면서 균열이 생겼다. 에닝요마저 부진에 빠졌다. 역전 우승 실패의 도화선이었다. 7점에 불과했다. 외국인 선수간에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던 수원은 5점이었다. 군팀인 상주 상무는 외국 선수를 활용할 수 없다. 국내 선수 수급 눙력으로 대체했고, 경찰청이 급성장한 여파에 6점이 주어졌다.
연고지 밀착도
지난 평가 항목에 포함된 '연고지 연계 마케팅'의 강화판이다. 구단 홍보·마케팅 노력을 평가하는 '구단 PR능력' 항목이 추가되면서 지역 연고 밀착성을 점검하는 항목으로 강화가 됐다. 결과는 분명히 갈렸다. '수도권' 수원·성남은 굴욕, '지방' 제주·대전이 약진했다. 수원(중간평가 때 8점)이 최하위권인 3점, 성남(5점)은 꼴찌인 1점으로 추락했다. 반면 제주(7점)는 서울에 이은 2위(8점), 대전(4점)은 공동 3위(7점)로 올라섰다. 수원은 경기장 활용, 성남은 무관심에 발목 잡힌 반면, 제주와 대전은 지자체와 협력해 관중 유치에 발 벗고 나선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구단 PR 능력
연고지 밀착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던 서울이 또 웃었다. 언론 뿐만 아니라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서울 시내 버스 내 LED보드를 통한 하이라이트 영상 방영 등을 지속적으로 시행하며 호평을 받았다. 포항은 '긍정 고구마' 등 소소한 이슈들로 잔잔하지만 지속적인 바람몰이를 했다. 수원 역시 '승점 자판기' 등으로 재미를 선사했으나, 연속성이 떨어졌고, 라이벌 서울과 비교하기엔 다소 부족한 감이 많았다. 울산 부산 전남 성남도 기대에 못 미친 팀으로 꼽혔다.
팬 서비스
스플릿 시스템의 영향이 컸다. 올 시즌 K-리그에는 강등의 태풍이 몰아쳤다. 그룹B로 떨어진 팀들 입장에선 당장의 생존을 고민해야 할 처지였다. 매 경기 결과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시즌 막판까지 강등경쟁을 했던 전남과 강원, 광주가 나란히 이전 평가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이유다. 이 중 광주는 정규리그 중 단장과 팬의 마찰로 구단 홈페이지를 리뉴얼 명목으로 한동안 폐쇄하는 등 빈축을 사 최하점(1점)의 멍에를 썼다. 그룹A에 포진한 팀들의 등락폭은 크지 않았다. ACL 호재를 못 살린 울산이 감점을 받은게 그나마 눈에 띄었다.
유소년 시스템
장기적인 구단 발전 가능성을 짚을 수 있는 항목이다. 오랜기간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유소년 발굴에 일가견이 있는 팀으로 꼽혀왔던 포항은 올해도 신인상을 차지한 이명주 외에도 19세 이하 아시아선수권 우승의 주역 문창진을 배출하면서 명성을 재확인 했다. 수원은 산하 유스팀 매탄중-매탄고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포항의 아성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오래 전부터 유소년 시스템에 공을 들인 울산과 전남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한동안 포항-전남을 위협하던 서울은 최근 유소년 시스템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상대적으로 점수가 떨어졌다. 제주와 전북도 전력에 비해 유소년 시스템이 약한 팀으로 꼽혔다.
전문가 평점
평가의 객관성을 확인하는 화룡점정이다. 경기내외적 요인을 모두 모아 심도 있는 분석으로 맥을 짚은 전문가 5인의 평가도 스포츠조선의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은 만점에 가까운 평균 9.7점을 받았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올 시즌 모든 것을 다 이뤘다. 최용수라는 히트 브랜드도 창출했다"며 엄지를 세웠다. 포항의 선전에도 높은 평가를 내렸다. 이용수 세종대 교수는 "올 시즌을 통해 전성기의 틀을 마련했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팀"이라고 칭찬했다. 인천과 대구, 수원과 성남은 희비가 엇갈렸다. 상주는 송종국 TV조선 해설위원으로부터 "리그 불참으로 순위 경쟁에 타격이 불가피 했다"는 지적과 함께 0점을 받으며 대가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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