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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익수 신임 감독이 공식 취임도 하기 전부터 성남 일화 선수운영팀의 손놀림은 눈에 띄게 바빴다.
안 감독의 성남행은 양구단 최고위층의 극적인 교감으로 성립됐다. 박규남 성남 단장이 지난 9일 부산 아이파크 구단주인 정몽규 프로축구연맹 총재를 직접 독대해, 도움을 청했다. 성남의 절박한 상황을 가감없이 털어놓았다. 지난 24년간 한국축구를 위해 약 2000억 원을 쏟아부은 문선명 구단주가 세상을 떠났다. 여자축구 충남 일화가 해체됐다. 피스컵, 피스퀸컵도 폐지됐다.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성남 일화에도 불안감이 엄습했다. 1989년 창단돼 7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K-리그의 역사가 된 성남만은 괜찮을 것이라는 긍정론도 있었지만, 올시즌 200~300억의 예산을 쓰고도 그룹B로 추락하면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됐다. '3년 내에 결과물을 내놓지 못할 경우 시민구단 전환 혹은 팀 해체의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흉흉한 이야기까지 나왔다. 박 단장은 "내손으로 일군 성남 일화가 내 눈앞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절박함을 호소했다. 정 총재는 한 구단과 K-리그의 명운이 달린 SOS(긴급구조요청)로 받아들였다. 깊은 고민끝에 박 단장의 요청을 수용했다. 상도에 벗어난 영입, 무책임한 결정이라는 팬들의 비난이 들끓었지만, 양팀의 신뢰관계는 한층 공고해졌다.
'선수 장악력과 카리스마를 갖춘 지도자', '성남을 위기에서 탈출시킬 적임자'라는 기대 속에 2년간 정든 부산을 떨치고 온 안 감독은 그래서 어깨가 더 무겁다. 지휘봉을 들자마자 목포 전훈을 통한 선수단 리빌딩을 선언했다. 스플릿시스템이 시작된 이후 그룹A의 부산과 그룹B의 성남은 마주칠 일이 없었다. "현재 성남 선수단 분위기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막막하다"고 했다. 열흘간 신인선수 11명을 포함한 전선수단의 경기력을 체크하고, 옥석을 가려내, 동계훈련 및 내년 시즌 스쿼드를 꾸릴 예정이다. 안 감독은 구단 사무실에 걸린 우승 사진들을 가리키며 "저 속에 젊은 내가 있다"며 웃었다. "성남은 내가 청춘을 바친 구단"이라고 했다. 명가 재건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