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부산 아이파크 윤성효 감독의 취임식이 열렸다. 윤성효 전 수원삼성 감독은 2013년부터 새롭게 부산의 지휘봉을 잡는다. 계약기간은 2년, 윤 감독은 1월초 부임하여 선수단과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취임식에서 부산의 유니폼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윤 감독. 신문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수원'이란 대답은 애써 피하려고 했다.
12일 수원 사령탑에서 스스로 물러난 뒤 일주일 만에 수원을 '가장 이기고 싶은 팀'으로 꼽을 수 없었다. 내년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했음에도 감독직이 보장되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지난 2년 6개월을 지휘한 수원에는 애환이 묻어있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했다. 수원을 지목할 수 없었던 이유다.
윤성효 감독(50)이 18일 부산 아이파크의 제18대 사령탑으로 취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애매한 질문이 날아들었다. '반드시 이기고 싶은 팀이 있냐'는 물음이었다. 윤 감독은 "K-리그 14개 팀들 중에 지고 싶은 팀은 없다. 그렇다고 (반드시 이기고 싶은 팀을) 딱 꼬집어 말하기는 그렇다"고 짧게 대답했다. 그러자 기자회견에 동석한 안병모 부산 단장이 은근슬쩍 '수원'이란 단어를 꺼냈다. 난감했다. '수원'이라고 지목해야 할 듯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러나 윤 감독은 꿋꿋했다. "나는 라이벌전에선 항상 좋은 경기를 했다. K-리그에 라이벌전이 많이 형성됐으면 좋겠다. 서울, 전북, 수원 등 라이벌 팀이 많아져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하고 싶다. 팬들에게 박수받는 경기를 하고 싶다"며 에둘렀다.
17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경남 김해 출신인 윤 감독은 동래중-동래고를 졸업했다. 이후 한일은행, 포항제철을 거쳐 1995년까지 부산 전신인 대우 로얄즈 선수로 뛰었다. 윤 감독에게 부산은 훗날 지도해보고 싶은 팀이었다. 윤 감독은 "고향 팀으로 돌아오게 돼 기쁘다. 기회가 주어지면 언젠가 부산에서 감독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다행히 그 기회가 주어졌다"고 환한 웃음을 보였다.
1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부산 아이파크 윤성효 감독의 취임식이 열렸다. 윤성효 전 수원삼성 감독은 2013년부터 새롭게 부산의 지휘봉을 잡는다. 계약기간은 2년, 윤 감독은 1월초 부임하여 선수단과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취임식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윤성효 감독. 신문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K-리그 역사상 가장 혹독한 시즌이 될 내년에 대한 확실한 목표를 이미 세워놓았다. 윤 감독은 "그룹A에 포함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밝혔다. '생존'하기 위해 택한 것은 조직력 축구다. 윤 감독은 "수원 감독일 때 느낀 부산은 수비 이후 역습 플레이를 많이 시도했다. 미드필드 플레이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나는 조직력을 바탕으로 미드필드 플레이를 하고자 한다.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생존에 대한 부담감은 항상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런 부담만 가지고 있는다고 될 수 있는게 아니다. 최대한 장점을 살려서 좋은 경기와 승리를 할 수 있는 경기를 할 수 있는 팀을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감독은 2004년부터 6년간 '숭실대 신화'를 일궜다. '펩성효'라는 별명이 붙었다. 스페인과 유럽 클럽축구를 주무른 호셉 과르디올라 전 바르셀로나 감독처럼 수많은 우승을 차지했다해서 지어진 별명이다. 특히 젊은 선수들을 양성하는 지도력을 높게 평가받았다. 부산도 젊은 피들이 많은 팀 중 하나다. 윤 감독은 "밖에서 본 부산은 어린 선수들도 경기를 절반 이상 뛰고 있었다. 노장들이 주축이 있긴 하나 괜찮은 신인 선수들도 많다. 잘 활용할 것이다. 어린 선수들에게도 많은 기회를 줘서 좋은 팀을 만들겠다"고 했다.
부산 팬들과는 경기력으로 교감하겠다고 공언했다. 윤 감독은 "결국 운동장에서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잘 해주느냐에 따라 팬들의 관심이 달라질 것이다. 팬들이 바라는 축구를 하기 위해선 나와 선수들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조직력이 있는 팀으로 변화된다면 그런 부분이 사라지지 않을까. 부산 팬들이 한 분이라도 운동장에 찾아올 수 있도록 멋진 플레이를 하겠다"고 전했다.
윤 감독은 20일 선수단과 첫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선수들의 몸 상태를 확인한 뒤 23일 다시 휴가를 줄 계획이다. 본격적인 팀 정비는 내년 2일 전지훈련부터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