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자의 開口]복귀 이천수, 용서가 아닌 참회의 기회다

최종수정 2013-02-27 09:35

이천수.

이천수(32)가 돌아왔다. 인천에서 뛰게 됐다. 참 우여곡절이 많았던 복귀다.

아직도 그를 두고 말들이 많다.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위로의 말도 있다. "용서해서는 안된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기자는 '어떠하다'는 말을 하지는 않겠다. 다만 양쪽의 목소리가 있다는 건 이런 뜻일 게다. 100% 환영은 아니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 질책의 목소리를 잠재우는 건 이천수의 몫이다.

이천수에게는 '악동'이란 말이 붙어있다. '천재'란 듣기 좋은 별명은 잊혀진지 오래다. 그런데 축구판에서는 '악동'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악동은 발로텔리(AC밀란)다. 감독과 몸싸움까지 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정말 까칠한 선수다. 언론의 입장에서는 싫지 않은 캐릭터이긴 하다. 화제를 만들어내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의 정서와는 맞지 않다.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이천수는 하지 말아야 될 행동을 했다. 이 또한 분명하다.

이천수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뛰었다. 한국의 4강 진출을 도왔다. 이듬해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했다. 레알 소시에다드 등에서 활약했다. 그의 시대가 열리는 듯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국내에 복귀하면서 악행이 이어졌다. 2007년에는 당시 소속이었던 울산과 마찰이 있었다. 페예노르트 진출을 놓고 의견대립을 했다. 팀훈련을 거부했다. 2008년 수원이 다시 이천수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훈련불참, 코칭스태프와의 불화 등이 계속됐다. 임의탈퇴를 당했다. 2009년에 전남이 손을 내밀었다. 그로서는 재기의 기회였다. 오래가지 못했다. 3개월만에 중동행을 두고 또다시 마찰을 빚었다. 코치진과 주먹다짐까지 했다는 후문까지 퍼졌다. 결국 다시 쫓겨났다. 정말 '트러블 메이커'다.

이천수는 반성의 눈물을 흘렸다. 잘못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악어의 눈물'이라는 '삐딱'한 시선도 있었다. 이게 솔직한 분위기일 것이다. 앞서 말했지만 전적인 환영 분위기는 아니다.

어쨌든 이천수는 돌아왔다. 사실 따지고 보면 마음고생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은 본인이다. 얼마나 그라운드에서 뛰고 싶었을지 이해가 갈 만 하다. "열심히 뛰어라"라는 말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알아야 할 게 있다. 이게 '용서'는 아니다. 기회를 준 것일 뿐이다. 그 다음 이야기는 이천수가 써야 한다.

그래서 부탁이 있다. 이천수에게 보고 싶은 모습이 있다. 베풀줄 알고, 팬을 위한 선수가 됐으면 한다.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기본이다. 팬들에게 기쁨을 주는 플레이는 당연한 의무다. 그 밖에서 진실한 모습을 보고 싶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재능 기부를 하고, 나보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그런 모습을 말이다. 독거노인들을 돕는 것도 있을 것이다. 어린 가장들에게 온정을 베풀수도 있다. 꿈나무들을 가르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자선단체에 기부도 있을 수 있다. 그외에도 찾아보면 많다.

사랑을 많이 받는 프로선수들에게 바라고 싶었던 모습이다. 그동안 우리네 인기스타들은 받은 만큼 베푸는 것에 익숙치 않았다. 지금의 이천수라면 더 쉽게 할 수 있을 듯하다.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게 기회를 용서로 만드는 일일 것 같다.

이천수는 인천에 합류, 훈련을 하고 있다. 김봉길 감독은 "훈련에서 보여준 기술은 여전히 뛰어났다. 그러나 몸상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체력이 문제다"라고 했다. 기술이 여전하다는 말은 반가운 소리다. 열심히 한다면 조만간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 위에 '베풀 줄 아는' 이천수의 또다른 모습도 보고 싶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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