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선수범' 김남일, 대표팀 최고참을 말하다

최종수정 2013-05-28 08:28


27일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소집된 24인의 태극전사 가운데 언론의 관심은 베테랑에게 집중됐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3년만에 대표팀에 재승선한 김남일(36·인천)이다. 파주NFC에 입소하는 그의 모습을 담기 위해 수 많은 취재진이 포토 라인에 진을 쳤다. 소집시간인 12시가 넘어섰다. 24명 중 곽태휘(32·알샤밥) 등 해외파 4명을 제외한 19명의 태극전사가 입소를 완료했다. 그러나 김남일의 모습은 끝내 보이지 않았다. 알고보니 김남일은 이미 오전 9시에 입소했다. 첫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김남일은 "경고 누적으로 K-리그 경기에 뛰지 않아 운동을 더 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일찍 왔다"고 했다. '최강희호의 최고참' 김남일의 '3년 만의 입소'는 이렇게 일찍 이뤄졌다.

3년 만에 달라진 대표팀과 파주NFC

오랜만의 파주NFC 나들이라 그런지 익숙함 속에서도 새로움이 곳곳에 있었다. 김남일은 "아직 적응을 잘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가장 많이 바뀐 점'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많이 바뀌었는데 특히 치료실을 찾는데 오래 걸렸다"며 웃었다. 그러나 적응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 김남일의 합류로 대표팀 고참 서열 'NO.2'로 밀린 이동국(34·전북)이 든든한 도우미이기 때문이다. 그는 "동국이가 입소한 뒤 방에 찾아왔다. 이것저것 도와주고 있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수월하다"고 했다. 주변 환경만큼 대표팀의 얼굴도 대거 바뀌었다. 3년전과는 또 다른 그림이다. 그 속에서 김남일은 최고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자신의 바뀐 위치를 새삼 느끼고 있었다. "후배들이 방으로 일일이 찾아와서 인사하더라." 파주 입소 첫날 느낀 새로운 풍경이다. 반대로 어린 선수들에게 '대선배' 김남일은 여전히 어려운 존재인가보다. 그는 "박종우와 인사를 나눴는데 서먹서먹했다. (손)흥민이도 처음 봤는데 인사를 하고 내 앞을 지나가는게 아니라 옆으로 돌아가더라.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면서 다시 미소를 보였다.

2002년 주장 홍명보를 떠올리다

김남일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당연히 있다. '맏형' '최고참' '카리스마'가 그에게 주어진 역할이다. 큰 문제는 없다. 대표팀 경험이 많은 만큼 보고 배운게 많다. '맏형'의 역할에 대해 묻자 11년 전 기억을 꺼냈다. "2002년 당시 (홍)명보형이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 분위기를 잊을 수 없다. 대단했다"고 했다. 당시 2002년 한-일월드컵 대표팀의 주장을 맡은 홍명보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짧은 한마디로 후배들을 휘어 잡을 만큼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주장이었다. '맏형' 김남일은 홍 전 감독의 '방법'을 차용하겠다고 했다. "2002년 당시 명보형이 며칠동안 아무 말 없이 훈련을 지켜보더니 선수들을 다 모아놓고 한 마디 했다. 선수들한테 하던 한 마디가 지금까지도 강한 카리스마로 남아 있다. 이번에 나도 그렇게 한 번 해볼까 생각하고 있다." 11년 전 홍 전 감독이 던졌던 한 마디는 "운동 똑 바로 안하냐"였단다. 김남일은 "당시 욕설도 섞여 있었다"고 했다.


부담감을 털다

수 없이 오갔던 파주NFC지만 이번 합류를 압두고 상당한 부담을 느꼈던게 사실이다. 후배들의 기회를 빼앗았다는 죄책감도 생겼다. 동시에 그는 기성용(24·스완지시티) 구자철(24·아우크스부르크)이 없는 대표팀의 중원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그러나 모든 마음의 짐을 덜었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서다. 그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인데 내가 (기성용 구자철 등) 다른 선수들이 했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감독님이 미팅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셨다. 깨달음이 있었다. 미팅 이후 압박감이 많이 없어졌다.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했다.

'미팅'에서 오간 대화는 최 감독을 통해 알려졌다. "아저씨, 잘 하세요. 편하게 즐기세요"라는 얘기 였단다. 김남일은 "대표팀은 굉장히 추억이 많은 곳이다. 앞으로 새로운 역사와 추억거리를 만들어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파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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