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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해서 못 살겠다.
더 이상 용납이 안 된다. 우즈베키스탄과의 7차전(11일 오후 8시·서울)까지는 엿새 남았다. 이어 18일 오후 9시에는 울산에서 이란과 최종전이 기다리고 있다. 1승1무를 해야 자력으로 브라질행에 성공할 수 있다.
이동국(전북)은 장점이 많은 공격수다. 발리슛과 상대 수비를 등지고 펼치는 포스트 플레이는 으뜸이다. 하지만 극과 극의 경기력이 문제다. 기복이 심하다. 레바논전에서의 이동국, 설명이 필요없다. 최악의 경기였다. 골결정력을 논하는 것이 아니다. 실수할 수도 있다. 문제는 그의 잘못된 위치 선정으로 공격의 연쇄적인 부실을 초래한 점이다. 라인을 너무 끌어올려 수비와 미드필더, 공격수들간 간격이 벌어지면서 효율적인 축구를 하지 못했다. 중원에 만들어진 거대한 빈공간은 암울한 자화상이었다.
현대 축구의 흐름과도 역행했다. '제로톱 시대'다. 원톱도 2선의 미드필더들과 수시로 포지션을 변경하면 공격에 물꼬를 터야 한다.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인 이동국은 활동반경이 좁다. 그에게 볼이 가는 순간 플레이는 정체되는 느낌이다. 결과론적이지만 이동국 자리에 손흥민(함부르크)이나 지동원(아우쿠스부르크)이 포진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물음이 생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원정길에 오르는 우즈베키스탄이나 이란은 수비를 단단히 한 후 역습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키는 한국이 쥐고 있다. 문을 허물기 위해서는 공격 템포도 빨라야 하고 전술도 변화무쌍해야 한다. 과연 원톱 이동국으로 희망이 있을까. 이제는 그 끈을 놓아야 한다. 조커로 돌리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은 카드가 될 수 있다.
②중원 재정비 필수다
미드필더 가운데 이청용(볼턴)만 제몫을 했다. 이근호(상주)와 김보경(카디프시티)은 겉돌았고, 김남일(인천)과 한국영(쇼난)도 눈을 사로잡지 못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황이라 가용 자원도 많지 않다. 그나마 박종우(부산)가 돌아오는 것이 위안이다. 그는 '독도 세리머니 징계'로 3월 카타르전에 이어 레바논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허리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 미드필더들이 구심점이 돼야 공수 밸런스의 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 최강희호에는 여전히 리더가 없다. 컨디션을 재점검하는 것이 급선무다. 미드필더 중 한 명이라도 삐걱거리면 생산적인 축구를 할 수 없다. 적재적소에 자원을 배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보경을 과연 중앙에 세울지, 컨디션이 떨어진 이근호를 어떻게 활용할지, 굳이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세우는 것이 최적의 해법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중원의 재정비가 필수다.
③수비, 채찍을 가하라
전반 12분 상대 코너킥에서 선제 실점을 허용한 장면은 기가 막힌다. 무려 8명이 수비에 포진했지만 5명을 막지 못했다. 맥을 놓고 있다 허망하게 골을 허용했다. 필수인 대인마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 두번이 아니다. 세트피스는 최강희호의 병이 됐다. 최종예선에서 내준 6골 가운데 4골이 세트피스에서 비롯된 실점이다. 약이 없다. 집중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채찍을 가해야 한다.
용병술도 문제다. '왜 중앙수비에 김기희(알사일리아)일까'는 도저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A매치 1경기 출전에 불과한 수비수다. 레바논전은 평가전이 아닌 실전이다. 곽태휘(알샤밥)의 짝으로 출전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상대가 추가골을 못 넣었기에 망정이지 실점과 다름없는 실수를 연발했다. 오른쪽 윙백인 신광훈(포항)도 거론할 일이 없다. 그의 플레이는 낙제점이었다.
수비라인에 최선을 기대하기는 더 이상 어렵다. 차선이라도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인적 재편이 절실히 요구된다.
④교체타이밍 고민하고 또 고민해라
그라운드는 예측불허의 전장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서 벤치의 위기관리능력은 첫 번째 덕목이다. 그러나 또 미숙했다. 최종예선 5차전 카타르전에서 이미 한 발 늦은 교체타이밍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레바논전에서 벤치의 실책은 계속됐다. 교체 카드에 물음표가 달렸고, 타이밍도 늦었다. 이근호와 김보경은 전반부터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정체돼 있는 흐름에 손흥민과 지동원을 조기에 투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손훙민은 후반 25분, 지동원은 후반 40분 투입됐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후반 5분 김신욱 카드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고공 플레이로 상대를 뚫기에는 기존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다.
벼랑 끝이다.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벤치에선 다양한 시나리오의 그림을 그려야 한다. 벤치의 상황 대처 능력은 더 향상돼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