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히딩크의 값진 조언과 홍명보의 화답

최종수정 2013-10-17 08:02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2일 오후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과 친선경기를 벌였다. 경기장을 찾은 히딩크가 홍명보 감독과 포옹을 하고 있다.
상암=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10.12/

옛 스승은 선수에서 감독이 된 '애제자'를 위해 아낌없는 조언과 격려를 건넸다. 제자가 험난한 월드컵 본선 준비 과정을 거치고 있는 상황이라 은사의 조언은 더없이 값졌다.

미묘한 흐름이다. 거스 히딩크 전 A대표팀 감독(67)과 홍명보 현 A대표팀 감독(44)은 닮은 꼴이다. 히딩크 감독의 2002년 한-일월드컵 본선 준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01년 1월 1일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본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실시한 유럽 강호들과의 경기에서 두 차례나 0대5로 참패했다. '오대빵 감독'이라는 굴욕적인 별명을 얻었다.

12년이 흘렀다. A대표팀 감독의 바통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홍명보가 이어받았다. 홍 감독은 7월 동아시안컵부터 4개월간 팀을 이끌었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골결정력과 원톱 공격수 부재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하다.

앞서 히딩크 감독은 역경을 극복했다. 본선에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팀을 잇따라 꺾고 4강 신화를 창조했다. 홍 감독의 미래는 아직 물음표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까지 8개월이 남았다.

적절한 시기에 두 감독이 만났다. 히딩크 감독은 1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가진 2002년 한-일월드컵 멤버들과의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부부를 비롯해 홍 감독, 김태영 A대표팀 코치, 최용수 FC서울 감독 등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멤버 10명이 참석했다. 히딩크 감독이 한국을 찾은 것은 지난해 7월 K-리그 올스타전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히딩크 감독과 홍 감독은 이미 12일 브라질전에서 해후했다.

이날 깔끔한 정장차림을 한 히딩크 감독은 옛 제자들을 보자마자 익살스런 농담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송종국에게 "아직도 선수로 뛰고 있냐"고 물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조성되자 히딩크 감독은 홍 감독을 격려했다. 히딩크 감독은 "홍명보는 2002년 월드컵 당시 주장으로 나를 도왔다. 최근 러시아에서 코치로도 나와 함께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브라질전 밖에 보지 못했다. 한 경기로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지금 한국대표팀은 2001년 우리가 월드컵을 준비했을 때와 비슷하다. 팀은 계속 발전해나갈 것이다. 그가 가는 길에 응원을 보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명보호의 브라질월드컵 본선 전망에 대한 질문에는 "조추첨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이젠 한국에도 풍부한 경험을 가진 해외파가 많다. 이들과 함께 좋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우리는 두려움을 싫어한다. 젊은 팀은 도전적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다. 경험과 조추첨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홍 감독이 화답했다. "'젊은 팀은 도전적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다'라는 히딩크 감독님의 말씀을 잘 되새기겠다. 한국축구는 히딩크 감독님의 영향을 받았다. 잊으면 안된다. 좋았던 것은 계승시켜야 한다. 팀에 대한 충고를 받아들여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


홍 감독의 마이웨이는 변함이 없다. 11년 전 "우리는 하루에 1%씩 성장하고 있다"던 히딩크 감독의 말처럼 젊은 대표팀의 밝은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그는 "1년이라는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내 임무다. 나의 계획대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완벽하구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리는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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