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24·볼프스부르크)은 홍명보 감독의 만능열쇠였다.
그의 위치에 따라 팀의 전체적인 밸런스가 결정됐다. 홍 감독은 유럽파를 처음으로 소집한 아이티전부터 최근의 말리전까지 매경기 구자철에게 다양한 역할을 부여했다. 최전방 공격수부터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차례로 실험했다. 최근에는 원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붙박이 공격수로 기용했다. 경기력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홍 감독은 구자철에게 변치 않은 신뢰를 보냈다.
그런 구자철이 빠졌다. 구자철은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발표된 스위스(15일·서울), 러시아(19일·UAE 두바이)와의 친선경기 명단에서 제외됐다. 부상 때문이다. 구자철은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말리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9분 상대 수비수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정밀 검사 결과, 오른쪽 발목 염좌로 밝혀졌다. 소속팀에 복귀한 구자철은 부상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 그라운드에 복귀하기까지 3주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구자철의 공백으로 공격과 중원의 변화가 감지된다. 홍 감독은 포지션 변화와 새얼굴 발탁 카드를 꺼냈다. 미드필더였던 김보경(24·카디프시티)과 윤일록(21·서울)이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고, 공격수 지동원(22·선덜랜드)은 미드필더로 시험을 받는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함께 한 남태희(22·레퀴야)가 처음으로 홍명보호에 승선했다. 홍 감독은 "이번주에는 한국인 유럽파들이 침체된 한 주였다. 지동원은 원톱 뿐만 아니라 사이드에서도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김보경은 양 사이드와 가운데를 모두 볼 수 있다. 구자철이 부상으로 이번에 선발되지 못했기 때문에 그 포지션을 소화해줄 선수가 김보경과 남태희다. 남태희도 팀에서 꾸준히 섀도 스트라이커로 활약하고 있다. 2선 공격에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포워드에 김신욱과 이근호가 있어 이번에 지동원에게 사이드 임무를 맡겨볼 계획이다. 양 포지션을 남은 기간동안 준비하면서 선발 진용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원 변화의 키는 고명진(24·서울)이 쥐고 있다. 고명진은 이번이 첫발탁이다. 영리한 경기 운영과 완급 조절로 서울의 공수를 이끌고 있다. 홍 감독도 기량을 인정했다. 반면 홍명보호 1~3기에서 주장 완장을 찬 하대성(28·서울)은 지난달에 이어 이번에도 제외됐다. 홍 감독은 "꾸준히 FC서울 경기를 관찰하면서 하대성과 고명진의 역할을 봤다. 두 명의 홀딩 미드필더는 한 명은 공격적, 한 명은 미드필드 지역을 커버하는 앵커의 역할이 필요하다. 둘다 공격적인 것보다는 한 명이 수비가 강한 선수가 필요하다. 고명진은 공격, 수비적인 측면에서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중용받지 못했던 박종우(24·부산)에게도 기회가 갈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수비적인 측면에서는 박종우도 잘 해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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