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유니폼'스테보'수원팬엔 각별한 애정,수원구단엔 섭섭'

기사입력 2014-01-20 09:28



"내 집에 다시 돌아온 느낌이다."

지난해 7월 수원 삼성을 떠난지 5개월만에 K-리그 전남 드래곤즈에 둥지를 튼 스테보(32·전남 드래곤즈)는 행복감을 감추지 않았다. 17일 전남 광양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스테보는 K-리그를 향한 애정을 쏟아냈다. 전남행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하석주 감독님과 전남이 필요로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 팀이라면 내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같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시즌 자신을 떠나보낸 수원 구단을 향한 섭섭함과, 수원 서포터를 향한 애틋함을 동시에 드러냈다. "2+1년 옵션계약이었다. 그러나 수원이 나를 원하지 않았다. '스테보 돈 스테이(Don't stay)'라고 했다." 당시 스테보는 상하이 선화로부터 이적료 150만달러의 정식오퍼를 받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수원과의 옵션 계약을 끝까지 기다렸다. 스테보는 "K-리그 팀들의 제안도 있었지만, 나는 수원을 존중하고, 수원 서포터들을 사랑했다. 서포터들과 특별한 교감이 있었다. 다른 팀을 위해 뛸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J-리그 쇼난 벨마레행을 택했다.

스테보는 인터뷰중 수원 서포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수차례 드러냈다. 수원전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프로답게 이겨야 하고 골도 넣어야겠지만, 골 세리머니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서포터에 대한 예의"라고 말했다.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던 201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알사드와의 준결승 1차전의 기억도 생생했다. "정말 잊지못할 경기였다. 상대 골키퍼가 수원 서포터를 때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마치 나를 때리는 것같은 느낌이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통제불능 상태가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국을 떠난 지 5개월만에 전남의 노란 유니폼을 입었다. "이제 다른 팀을 위해 뛸 준비가 됐다. 그래서 돌아왔다. 전남 서포터들과도 수원서포터들과 그러했듯 좋은 교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팀을 위해 모든 경기에서 골을 넣고 싶다. 이제 이 팀이 내 가족이자, 모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J-리그에서도 K-리그가 그리웠다. 1월 초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야심한 시각 수원 동탄의 한식집부터 찾았다. 수원 시절 단골식당이었던 그곳에서 된장찌개 2그릇을 뚝딱 비워냈다. 그리운 한국의 맛이었다. 2007년 전북 입단 당시 생후 3개월이었던 스테보의 딸은 올해 한국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소문난 '딸바보' 아빠답게 고민이 컸다. 포스코교육재단이 운영하는 광양의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소개받고 안도했다. '한국' 초등학교에서, '한국식' 교육을 결심했다.

이날 오후 전남 드래곤즈 훈련장에서 지켜본 스테보는 여전히 열정적이고 파워풀했다. 볼을 뺏기자마자 거침없는 태클로 공격권을 되찾아왔다. 33명의 선수단이 3팀으로 나뉘어 진행한 미니게임은 훈련이 아닌 혈투였다. 스테보의 파이팅에 전남 공격진들도 바짝 긴장했다. 스테보, 크리즈만, 레안드리뉴 등 외국인 삼총사는 물론, 전현철 심동운 등 '영건'들의 발끝이 잇달아 불을 뿜었다. 광양 훈련장의 열기는 전에 없이 뜨거웠다. '스테보 효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광양=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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