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치열해서 더 친해진' 강원 골키퍼 4총사의 수다

기사입력 2014-02-25 07:52


홍상준, 강성관, 양동원, 황교충(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안탈리아(터키)=박찬준 기자

골키퍼는 특수 포지션이다.

많게는 10명 이상이 포진된 다른 포지션과 달리, 각 팀마다 3명 정도의 골키퍼를 보유한다. 이들 중 주전 골키퍼 장갑을 낄 수 있는 선수는 단 한명이다. 동시에 보수적인 포지션이다. 주전이 결정되면 쉽게 변화를 주지 않는다. 그래서 각 팀은 확실한 넘버원 골키퍼에 그 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세컨드, 서드 골키퍼를 갖고 시즌을 치른다.

올시즌 K-리그 클래식 복귀를 노리는 강원FC는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4명의 골키퍼를 한꺼번에 영입했다. 지난시즌까지 강원의 골문을 지켰던 3명의 골키퍼를 모두 보내고, 포항의 백업 골키퍼였던 황교충(29)과 대전 시티즌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홍상준(24), 올림픽대표 출신의 경험 많은 양동원(27)에 성남 출신의 강성관(27)까지 데려왔다. 양 뿐만 아니라 질도 좋다. 누가 주전으로 나서도 이상하지 않은 비슷한 수준의 선수들이다. 장점도 다 다르다. 황교충은 판단력이, 홍상준은 침착함이, 양동원은 기본기가, 강성관은 순발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올시즌 강원에서 가장 치열한 포지션은 골키퍼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4명이 함께 할지 생각지도 못했다"고 했다. K-리그 클래식에서 백업 골키퍼에 머물렀던 선수들이니만큼 챌린지에서 확실한 주전을 꿈꿨다. 하지만 현실은 더 큰 경쟁이었다. 홍상준은 "나도 형들도 모두 팀에서 세컨드였다. 새로운 기회를 찾아왔는데 더 치열하다. 그러나 어느 팀에서 뛰건 경쟁은 피할 수 없다"고 했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프로에서 잔뼈가 굵은만큼 이내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다. 연습경기 때도 서로의 플레이를 눈에 켜고 지켜본다. 훈련 때도 불꽃이 튀긴다. 4명의 치열한 경쟁은 시너지 효과로 이어졌다. 강성관은 "서로 보고 배울 점이 많다. 동기부여도 잘되고, 경쟁으로 인해 더 발전하는 것 같다"고 했다. 양동원은 "일단 짝이 맞아서 좋다. 골키퍼가 많으니까 코치님이 개별 지도할때 쉴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며 웃었다.

운동장에서의 치열한 경쟁과 달리 경기장 밖에서는 가장 친한 동료다. 터키로 넘어오기 전 강릉에서부터 함께 뭉쳐다녔다. 훈련 후 골대맞추기 등 각종 내기를 통해 돈을 모은 골키퍼 4총사는 개별 회식을 갖기도 했다. 이때 남은 돈으로 각종 라면과 간식거리를 사들고 터키로 왔다. 스태프들이 전날 과음으로 해장을 하고 싶을때 찾는 곳이 골키퍼방이다. 터키에서도 함께 볼링을 치며 주전 경쟁의 스트레스를 함께 푼다. 이들이 잘 뭉치게 된데는 이충호 골키퍼 코치의 몫이 크다. 긍정적인 에너지의 이 코치는 누구 하나 편애하지 않고 골고루 애정을 쏟는다. 황교충은 "이 코치님 덕분에 같이 잘 뭉친다. 분위기도 좋다"고 했다.

주전 확보라는 눈 앞의 과제가 있지만, 최종 목표는 같았다. 강원의 클래식 승격이었다. 이들 4총사는 모두 자신의 손으로 팀을 승격시키고 싶다는 꿈을 숨기지 않았다. '골키퍼는 경기의 희로애락을 가장 빨리 아는 포지션이다.', '뒤에서 선수들 20명을 손바닥에 넣고 조정하듯이 보는 재미도 있다.' '최후의 보루라 스릴이 넘친다.' '슈팅을 막았을때 골을 넣은 것만큼의 희열이 있다.' 이들이 꼽은 골키퍼의 매력이다. 함께여서 더 무서운 강원 골키퍼 4총사의 활약이 기대된다.


안탈리아(터키)=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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