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피로 누적과 오심으로 인한 패배 후유증에 발목을 잡혔다. 전북이 23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상주 상무전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무려 17개의 슈팅을 쏟아내고도 집중력 부족으로 올시즌 첫 무득점 경기를 펼쳤다.
호주→인천→중국→상주로 이어지는 '원정 4연전'의 마지막 일정이었다. 약 2주간 비행기만 4번 타는 살인 스케줄이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선수단 이원화' 전략으로 4연전을 맞았다. '폭풍 영입'으로 완성된 더블 스쿼드의 힘이었다.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2차전과 인천과의 클래식 2라운드에 더블 스쿼드를 본격 가동하며 고비를 넘는듯 했다. 그러나 광저우 헝다와의 ACL 조별리그 3차전에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최정예 멤버를 가동하고도 오심으로 인해 패배(1대3 패)를 맛봤다. 오심 후유증은 전북이 넘어서야 할 또 다른 적이 됐다.
최 감독은 상주전에 김남일, 이승기를 제외한 정예 멤버를 가동했다. 원정 4연전과 광저우전 패배로 처진 분위기를 승리로 바꿔 놓겠다는 심산이었다.
기대만큼 걱정도 컸다.경기전 만난 최 감독은 "23시간 동안 이동해 호주에서 경기를 치르는데 선수들의 몸이 무겁더라. 광저우에서도 악을 쓰며 경기를 했다. 회복 훈련을 하고 상주전을 맞았다. 광저우전 패배로 허탈해졌고 이어지는 원정으로 피로가 누적돼 걱정이 되지만 젊은 선수들이 많으니 극복해보겠다"고 밝혔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전북 선수들의 몸은 무거웠고, 정신은 산만했다. 최전방 공격수 이동국과 2선에 배치된 이재성, 마르코스 등 공격진들이 전반에만 9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 살인 일정으로 몸이 무겁다 보니 돌파보다는 부정확한 중거리 슈팅을 난사해 공격 기회를 무산시켰다. 기동력 부재로 인해 측면 공격의 크로스는 허공만 갈랐다. 전반 18분 최보경의 시저스킥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불운까지 겹친 전북은 후반에 카이오와 레오나르도, 이승렬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하고도 17번의 슈팅에서 한 골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후반 11분 상주의 중앙 수비수 이재성의 퇴장으로 점한 수적 우위와, 전북 출신 선수 8명이 결장한 이점마저 누리지 못한 아쉬운 무승부였다.
경기를 마친 최 감독도 '후유증'을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1년에 한 두 번씩 이런 경기가 나온다. 어쩌면 진 경기일 수도 있다. 수적 우위에도 효율적으로 경기하지 못했다. 중거리 슈팅을 효율적으로 하거나 측면 공격으로 찬스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선수들이 산만했다. 선수들에게 집중력을 요구했는데 집중력 저하가 왔다. 몸 상태가 무겁다. 피로가 누적됐거나 원정을 연속해서 다녀 올경우 나오는 현상이다."
전북의 살인일정은 4월 말까지 이어진다. ACL과 클래식 경기를 병행하며 일주일에 2경기씩 치른다. 1차 고비가 왔다. 피로 누적 및 오심으로 인한 타격에서 벗어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최 감독은 "좋은 팀이 되려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훈련과 미팅을 통해서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며 부진 탈출을 다짐했다. 상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