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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함께 일하고 싶다.(I want work with you)"
축구 외신 기사에서 '함께 일하다(work with)'라는 표현은 흔하다. 서로를 통해 배우는, 수평적인 관계를 뜻한다. 프로선수와 감독은 '상하관계' '주종관계' '갑을관계'가 아닌 우승, 승리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함께 일하는 파트너이자 동업자다. 프로선수는 감독을 '보스(boss, 상사)'라고 칭한다. 축구는 그들에게 직업(job)이다. 그라운드는 회사이고, 선수들은 '직장'인 그라운드에 매일 출퇴근한다. 월급쟁이와 마찬가지로 근무태도가 불성실하거나, 실적이 좋지 않으면 연봉이 깎인다. 우수하고 모범적인 사원은 승진도 하고, 월급도 올라간다. 회사에서 일을 잘 못했다고, 임원이 사무실에서 사원을 때리는 것은 '넌센스'다. 학교에서도 일터에서도 꿀밤이었든 귀싸대기였든, 미워서 때렸든, 사랑해서 때렸든,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만고불변의 진리이자 동서고금의 상식이다. 지난 22일 선수폭행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박종환 전 성남FC 감독의 "미워서 때렸겠냐"는 항변은 그래서 더 씁쓸하다.
프로축구연맹은 폭력행위에 대한 매뉴얼을 대폭 강화하고, 적극 개입해야 한다. '심판 판정에 불복하는 감독, 구단 관계자에 대한 '500만원 벌금룰'처럼, 폭력행위에 대한 엄격한 양형기준도 K-리그 전 구성원이 공유해야 한다. 참고로 대한체육회는 최근 폭력행위에 대한 선수위원회 규정을 개정했다. 스포츠 인권침해 행위의 경중에 따라 양형을 달리하는 새 기준을 확립했다. 지도자와 선수 모두 극히 경미한 폭력행위의 경우 6개월 미만의 자격정지 또는 경고, 경미한 폭력행위의 경우 6개월 이상 3년 미만 자격정지, 중대한 폭력행위의 경우 3년 이상의 자격정지 또는 영구 제명 처분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K-리그의 전구성원이 폭력에 대해 단호하게 '노(No)'하는 분위기, 감독과 선수는 공동의 목표를 함께 나아가는 '파트너'라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
올시즌 전남 돌풍을 이끌고 있는 하석주 감독은 "선수들의 기를 죽이는 말은 가능하면 하지 않으려고 한다. 작년 서울 원정에서 하프타임에 라커룸에서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낸 적이 있다. 후반전 내내 정신없이 뛰어다니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고 오히려 내가 반성했다. 그런 방법으로는 어린 선수들과 소통할 수 없다"고 했다.
수원 주장 염기훈은 지난 9일 전남전 승리후 '분위기 반전'의 비결로 서정원 감독의 한마디를 언급했다. "정말 이것밖에 안되냐. 너희들에게 실망했다"는 한마디에 선수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고 했다.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감독님의 쓴소리가 크나큰 자극으로 다가왔다고 털어놨다. 프로의 파트너십은 진심어린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