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은 왜]최용수와 서정원, 결국 절실한 쪽이 웃었다

기사입력 2014-04-28 07:24


올시즌 첫번째 '슈퍼매치'가 펼쳐졌다.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 경기가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1-0으로 승한 서울 최용수 감독이 경기가 종료되자 기뻐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4.27/

"수원이 크게 경계하겠느냐."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철저하게 발톱을 숨겼다. 선수들에게 무엇을 주문했느냐는 질문에도 "오늘만큼은 말을 못하겠다"고 했다. '그라운드 신사' 서정원 수원 감독은 '교과서 답변'이었다. "슈퍼매치에선 선수라면 다들 열심히 하고 다들 집중한다. 결국 승패의 관건은 그런 가운데 누가 더 많은 땀을 흘렸냐는 것이다."

서울은 절박했다. 12개팀 가운데 11위(승점 6)였다. 5위 수원(승점 15)은 선두권 싸움의 상승세를 이어가야 했다. 두 팀의 승점 차는 9점이었다.

희비가 엇갈렸다. 수원의 빅버드에서 올시즌 처음으로 "최용수"를 연호하는 환희로 물결쳤다. 서 감독은 고개를 숙였다. 절체절명의 서울이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 수원과의 원정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반전 또 반전이었다. 23일 안방에서 베이징을 2대1로 물리치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 서울은 K-리그 클래식 5경기 연속 무승(2무3패) 사슬을 끊었다. 수원 원정에서 승리의 기쁨을 누린 것은 2008년 10월 29일 1대0 승리 이후 무려 8경기 만이다. 서울은 그동안 1무7패를 기록, 통한의 세월을 보냈다.

최 감독은 빗속에서 유난히 좋은 추억이 많다. 2011년 4월30일 감독 데뷔전 때도 비가 내렸다. 그는 2대1 역전승을 연출하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이날은 이슬비가 그라운드를 적셨다. 최 감독은 "계속 와야되는데"라며 미소를 지었다. 승리의 징표였다.

슈퍼매치는 절실함이다

슈퍼매치는 어디로 튈지 모른다. 현재의 전력은 중요하지 않다. 두 팀 중 더 절박한 팀이 승점 3점을 챙겼고, 이날도 그랬다. 이변도 함께 호흡한다. 최 감독은 "의외의 선수가 득점해 스타가 될 수 있다. 서울의 명성에 걸맞는 순위를 되찾아야 한다. 반전, 기적,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감독은 비를 경계했다. 그는 "아무래도 비가 오면 볼의 속도도 다르고 바운드가 될 때도 가속도가 붙는다. 슈퍼매치에 대비해 물을 뿌리고 훈련을 했다. 화성 클럽하우스 물값이 엄청나게 나올 것"이라며 "축구는 하나의 퍼즐이다. 얼마나 실수를 줄이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다. 전반은 득점없이 비겼다. ACL과 병행하는 서울은 후반 체력 저하를 우려했다. 그러나 투혼의 빛은 퇴색되지 않았다. 수원이 당황했다. 기회는 만들었지만 골과는 거리가 멀었다. 후반 32분 드디어 골문이 열렸다. 김치우의 크로스를 에스쿠데로가 해결했다.

최 감독과 서 감독의 결론은 동색이었다. 최 감독은 "4~5년만에 원정와서 승리했다. 양 팀 모두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했다. 벤치의 나도 긴장할만큼 경기 흐름이 빨랐다. 상대의 공격 옵션들을 수비수들이 집중력과 투혼을 발휘해서 막았다"며 기뻐했다. 서 감독은 "선수들은 열심히 했다. 그러나 절심함에서 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체 카드의 함정

감독의 교체 카드는 그라운드의 생명줄이다. 경기 양상을 바꿀 수도 있지만, 공수표가 될 수도 있다. 최 감독이 먼저 칼을 꺼냈다. 후반 9분 에스쿠데로에 이어 30분 최현태를 투입했다. 결국 에스쿠데로가 골망을 흔들었다. 최 감독은 "전반에 윤주태에게 득점도 득점이지만 상대 공격 템포를 차단하는 역할을 맡겼다. 완벽하게 수행했다. 상대가 전반에 성급한 것을 보고 후반에 승부수를 띄울 계획을 잡았다. 생각보다 빠르게 에스쿠데로를 투입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언제나 하는 얘기지만 에스쿠데로는 결정력이 높은 선수는 아니다. 오늘 득점 상황에서 간결하게 나왔다. 어시스트를 한 김치우와 에스쿠데로의 집중력이 팀 분위기 반전에 중요한 골이 됐다"며 웃었다.

최 감독은 후반 35분 하파엘을 교체시키며 3장의 카드를 모두 사용했다. 반면 서 감독은 변화에 둔감했다. 실점을 허용한 후인 후반 33분 베기종을 수혈했다. 후반 41분 로저, 46분 조지훈을 투입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그는 배기종의 투입 시간에 대해 "그 시점까지 우리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해주었다. 그 시점에 서정진이 체력적으로 떨어져있는 것 같아서 바꾸었다"고 했다.

올시즌 첫 슈퍼매치의 막이 내렸다. 최 감독은 "실점 이후나 PK, 골대 불운을 통해 선수들이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 '실점해도 뒤집을 수 있다는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들어가라'고 강조했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은 것 같다"며 반색했다.

서 감독은 "팬들에게 감독으로서 죄송하다. 응원을 많이 했는데 이기지 못해서 죄송하다. 항상 지고 이기고 하는 것이 축구다. 다음 서울 원정에서는 승리로 팬들에게 보답을 하겠다"며 후일을 기약했다.

서울은 승점 9점(2승3무5패)으로 10위로 한 계단 뛰었고, 수원은 6위(승점 15·4승3무3패)로 떨어졌다.
수원=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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