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3관왕(대상, 상금왕, 다승왕)을 휩쓴 '장타 소녀' 장하나(22)는 지난 3월 말, 야심찬 포부를 갖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장하나가 분석한 부진의 이유는 다양했다. 실력의 차이가 가장 큰 원인이다. "LPGA 투어 선수들과 함께 플레이를 해보니 내가 아직 배워야 할게 너무 많더라." 하지만 그의 샷 감각을 더욱 무디게 한 건 '이방인'이 느끼는 외로움이었다. 장하나는 "미국에서 정말 외롭게 공을 쳤다. 버디를 해도 주변에 갤러리가 없으니 세리머니를 할 필요도, 함께 기뻐해줄 사람도 없었다"고 했다. 2011년 KLPGA 투어에 입성한 이후 스타덤에 오른 장하나는 평소 한국 무대에서 280야드에 이르는 장타에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국내 갤러리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LPGA 투어에서 장하나는 철저히 무명이었다. 갤러리없이 쓸쓸하게 치른 두 개 대회에서 장하나는 외로움에 스스로 무너졌다.
한 미국 선수로부터 재미있는 얘기도 들었다. 한국 선수들이 20대에 LPGA 무대를 호령하다 30대에 급격하게 성적이 추락하는 이유에 대한 분석이었다. 즐기는 골프가 아닌 치열한 골프가 문제였다. 장하나는 "한 선수가 한국 선수들은 너무 성적에 얽매이고, 남의 시선에 많이 신경쓴다. 골프장을 전쟁터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계기로 장하나는 외국 선수들이 골프 대회를 즐기는 모습을 눈에 가득 감았다. 앞으로 투어 생활을 하는데 본보기로 삼아야 할 모습이다. 그는 "LPGA 투어 대회는 시합 전날 '웰컴 파티'를 한다. 경기가 있으면 선수들은 골프장을 축제의 장으로 생각한다. 대회에 출전하면 신나게 공을 치고 성적에 맞는 상금을 챙기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한국 선수들은 하와이에 가면 대회장에만 갔다가 다시 한국에 돌아오는데 외국 선수들은 하와이의 와이키키 해변에 가서 충분히 즐기고 쉬다가 온다. 나도 즐기면서 골프를 치고 싶다"며 변화를 예고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