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기도 파주NFC, 퍼붓는 비를 뚫고 오후 훈련을 마친 '캡틴' 장현수(23·광저우 부리)를 만났다. 이광종호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 이광종호의 중심을 꿰뚫고 있는 선수다. 센터백이라는 포지션처럼, 오른팔의 주장 완장처럼 믿음직한 '리더'다. 1일 쿠웨이트전 후반 49분 김경중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밀어넣으며 2대1 승리를 완성했다.
장현수는 오뚝이 같은 선수다. 최고의 순간, 잇단 시련과 마주하며 더 강해졌다. 2년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연습경기 도중 무릎을 다쳤다. 런던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에서도 제외됐다. 2014년 9월 국내에서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은 장현수에게 절실한 꿈이다. "누구보다 절실하다. 아픔이 있었기 때문에 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시련을 '에너지' 삼기로 결심했다. "브라질월드컵보다 런던올림픽때가 정말 힘들었다. 3개월을 쉬면서 피지컬, 멘탈적으로 더 강해져야만 했다. 어떤 면에선 힘이 생긴 것도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잘돼서 나중에 책 한권 써야죠"라며 싱긋 웃었다.
올시즌 초 광저우부리로 이적하면서 잉글랜드 대표팀 사령탑 출신 '명장' 스반 예란 에릭손 감독 아래 성장하고 있다. "에릭손 감독님은 채찍질보다 칭찬을 많이 해주신다. 화내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경험적인 부분에서도 도움이 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하라는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고 했다. 장현수는 에릭손 감독에 대해 "섬세하고 젠틀한 감독"이라고 평했다. 1대1 면담을 통해 선수들과 소통하고, 세심하게 이해하는 감독이다."16일까지 팀 휴가인데, 아시안게임 훈련기간을 배려해주셨다. 1시간 정도 면담을 했는데, 잔부상이 자주 오는 이유를 물으시길래, 잘 못쉰 것이 영향이 있는 것같다고 말씀드렸다. 잊지 않고,23일까지 특별휴가를 주셨다 "고 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대표팀은 장현수에게 가족과도 같다. 특히 중앙수비로 나란히 발을 맞추는 황도연(제주)과는 '쿵짝'이 잘 맞는 절친이다. "우리는 열여섯살 때부터 함께 해왔다. 파트너라는 인식이 강하다. 도연이가 저돌적인 스타일이라면 나는 차분하게 뒤를 받치는 스타일이다. 성격도 플레이도 서로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도연이는 분위기 메이커다. 춤도 잘추고, 말도 잘하고… 쿠웨이트전 헤딩골 놓치고 나서 뛰는 내내 '넣었어야 했는데'를 열번 정도 외친 것 같다. 앞으로는 절대 올라가지 말라고 했다"고 농담했다. "경기중에 우린 대화를 정말 많이한다. 경기 전에 비디오분석한 내용을 공유하고, 경기장에선 상대 플레이가 바뀔 때마다 서로 얘기하면서 수정해나간다. 물론 80분 지나면 둘다 조용~해진다. 힘들어서…."
쿠웨이트전 세트피스 실점 장면은 뼈아팠다.장현수는 이장면만 10번 정도 돌려봤다. "선수 입장에선 늘 좋은 점보다 아쉬운 점이 더 생각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점 이후 장현수, 골키퍼 노동건과 황도연은 서로 '내탓이오'를 외쳤다. 책임을 미루기보다 서로 한발 더 뛰지 못해 미안한 절친이자 동료다. 이광종호의 분위기는 최상이다. "이틀 발 맞추고 나갔는데도 기대보다 호흡이 잘 맞아들었다. 우리팀엔 '해외파'니 그런 것도 없다. 모두가 하나로 잘 녹아들고 있다"고 했다.
K-리거들이 주축이 된 대표팀의 분위기는 최고지만, 소리없는 경쟁 역시 치열하다. "모두가 같은 마음이다. 아시안게임에 나가고 싶지 않은 선수가 어딨겠냐?"고 반문했다. "경쟁해야 하고 어필해야 한다. 서로 최선을 다해 경쟁하다보면, 선수 개개인도 강해지고, 팀도 함께 강해질 것이다. 후회없이 최선을 다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파주=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