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14일(한국시각) 사우바도르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B조 조별리그에서 1대5 완패를 당했다. 최정예 멤버를 총출동시키고 당한 충격적인 패배였다. 골이 들어갈수록 델 보스케 감독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계속된 교체카드로 반전을 노렸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스페인은 어떻게 무너졌을까.
첫째는 코스타 카드의 실패다. 델 보스케 감독은 부상 중인 코스타의 회복을 기다리면서까지 그를 발탁했다. 티키타카에 롱패스라는 무기를 더하기 위해서였다. 스페인은 평가전을 통해 코스타 카드를 실험했지만 신통치 않았다. 그럼에도 델 보스케 감독의 믿음은 굳건했다. 중요했던 네덜란드와의 첫경기에서도 코스타 카드를 꺼냈다. 스페인은 경기 초반 짧은 패스 대신 코스타를 향한 로빙패스 위주의 경기를 펼쳤다.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코스타의 스피드를 활용한 스루패스로 방향을 바꾸고 나서야 어느정도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코스타는 전반 27분 선제골을 만든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그럭저럭 제 몫을 하는 듯 했다. 하지만 그의 선발 투입으로 전체적인 팀컬러에 균열이 왔다. 물론 코스타의 투입으로 팀 전체가 무너졌다는 것은 비약이다. 하지만 볼을 소유하며 리듬을 찾는데 익숙한 스페인 선수들에게 코스타는 전혀 다른 리듬이었다. 코스타는 빠르게 마무리 짓는데 특화된 선수다. 볼을 소유하지 못하니 흐름에 미묘한 변화가 온 것은 사실이다.
둘째는 기동력 부족이다. 델 보스케 감독은 보수적인 라인업을 꺼냈다. 지난 시즌 다소 부진했던 사비를 비롯해 부스케츠, 알론소 등을 허리에 포진시켰다. 포백 라인 역시 과거 스페인을 이끌었던 선수들을 그대로 투입했다. 아스필리쿠에타 정도가 새 얼굴이었다. 기동력에서 떨어지는 사비가 들어오며 팀 전체가 역동성이 떨어졌다. 중앙에서 볼이 돌지 않으며 스페인의 장점이 사라졌다. 실바와 이니에스타가 부지런히 찬스를 만들었지만, 문제는 이들이 직접 침투할때가 가장 위협적이었다는 점이다. 이들이 침투할 때 뒷공간은 무방비상태였다. 사비, 부스케츠 등이 커버를 해야하는데 기동력이 떨어지다보니 이 부분이 안됐다. 알바와 아스필리쿠에타의 오버래핑 후 뒷공간도 마찬가지였다. 피케는 지난시즌 가장 부진한 선수 중 하나다. 차라리 하비 마르티네스, 페드로 등을 투입하는 것이 나을 뻔 했다. 시종 상대를 괴롭히던 네덜란드의 젊은 선수들과 비교되는 부분이었다.
이 경기로 스페인 축구의 몰락을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분명 예년 같은 강력함은 보이지 않는다. 칠레와의 경기가 대단히 부담스러워진 스페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