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가 10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각)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2014년 브라질월드컵 4강전을 치른다.
양팀의 결승행 운명은 결국 '왼발의 달인'들에게 달려있다. 열쇠를 쥐고 있는 주인공은 네덜란드의 아르연 로번(30·바이에른 뮌헨)과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다.
경기당 드리블 돌파 1위와 파울 유도 1위
왼발에 관해선 둘째가라면 서러운 메시와 로번이다. 팀 내 포지션은 다르다. 메시는 섀도 스트라이커이고, 로번은 우측 윙어다. 그러나 공격의 범위와 플레이 스타일은 거의 비슷하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저돌적인 드리블이 일품이다. 메시는 주로 상대 중앙을 파고든다. 이어 타깃형 스트라이커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골문이 사정권에 들어오면 지체없이 대포알 왼발 슛을 날린다. 메시는 경기당 드리블 돌파 5.8회를 기록, 대회 참가 선수들 중 단연 1위에 랭크돼 있다. 로번은 상대 왼쪽 측면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이후 문전으로 갑자기 방향 전환을 한 뒤 강력한 왼발 슛을 날린다. 로번의 '주춤 드리블'에 상대 수비수들은 타이밍을 빼앗기기 일쑤다. 로번의 경기당 드리블 돌파는 5회로 메시와 알렉시스 산체스(칠레·5.5회)에 이어 대회 참가 선수들 중 3위에 올라있다. 드리블 돌파를 많이 시도하고 잘하는 선수들은 파울도 많이 당한다. 로번은 파울 유도(4.2회) 부문에서 전체 3위를 기록 중이다. 준결승에 오른 선수들 중에선 1위를 달리고 있다. 돌격대장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메시와 로번은 '골든부트(득점왕)'와 '골든볼(대회 MVP)'의 유력한 후보들이다.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4골-1도움을 기록, 팀이 터뜨린 7골 중 5골을 책임졌다. 나머지 2골 중 한 골은 메시의 프리킥에서 유발된 상대 자책골로 메시가 관여한 골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메시가 6골을 터뜨린 하메스 로드리게스(콜롬비아)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골을 터뜨린 로번은 득점왕 경쟁에서 불리하지만, 결승전에 진출할 경우 영예의 MVP를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
아르헨티나의 도박
아르헨티나의 도박이 펼쳐질 전망이다. 부상으로 쓰러진 앙헬 디 마리아(레알 마드리드)의 공백을 부상 중인 세르히오 아게로(맨시티)로 메우겠다는 전략이다. 아게로는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사타구니 부상을 했다. 집중 치료로 빠르게 회복한 듯 보였지만, 벨기에와의 8강전에선 벤치를 지켰다. 아게로의 부상 투혼은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정신력을 결집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네덜란드는 사상 첫 월드컵 우승에 대한 희망으로 똘똘 뭉쳐있다. 1934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첫 선을 보인 네덜란드는 준우승만 세 차례(1974년, 1978년, 2010년) 차지했다. 두 팀의 월드컵 본선 충돌은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당시 조별리그에서 맞붙은 두 팀은 득점없이 비겼다. 두 팀 모두 1, 2차전에서 승리를 챙긴 터라 무리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결승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에서 한 팀만 웃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