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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멀었다. 내 축구 인생에 그렇게 비참했던 적이 없다. 아직은 아니다." 슈퍼매치의 물줄기가 바뀌었지만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여전히 배고팠다.
명암이 엇갈렸다. 올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의 주인공도 서울이었다. 서울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슈퍼매치의 아픔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굴곡의 세월을 보낸 최 감독은 '3-3'을 완성했다. 최 감독은 수원전 3연승, 홈 3연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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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감독 모두 변칙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 감독의 '공격형 스리백'은 브라질월드컵 통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스리백에 변화를 줬다. 절정의 컨디션인 이웅희를 선발 투입, 김진규 김주영과 나란히 세웠다. 스리백의 한 축이었던 오스마르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끌어올렸다. 서 감독은 홍 철의 왼쪽 윙백자리에 중앙수비수인 헤이네르를 세웠다.
최 감독은 "좋은 중앙수비수인 이웅희를 벤치에 앉히기가 아까웠다. 포항전에서도 좋은 경기를 보여주었다. 그래서 오스마르를 전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서 감독은 "시간이 없어 아쉽지만 왼발잡이인 헤이네르가 포르투갈에서 뛸 때 왼쪽과 중앙수비 출전 비율이 반반쯤 됐다. 조성진과 구자룡은 말이 통하기 때문에 중앙에 세웠다"고 했다.
결정적인 한 수였다. 오스마르가 완벽에 가까운 1차 저지선 역할을 했다. 수원의 공격 흐름을 끊으며 수비의 부담을 덜어줬다. 스피드가 뛰어난 이웅희와 김주영은 김진규와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틈이 없었다. 반면 헤이네르는 흔들렸다. 몰리나와 윤일록, 에스쿠데로의 돌파와 차두리의 오버래핑에 번번이 뚫렸다.
서울은 안정된 수비라인을 바탕으로 전반 43분 몰리나의 코너킥을 김진규가 헤딩으로 응수, 선제골을 터트렸다. 최 감독은 "오스마르에게 산토스를 견제하도록 했다. 길목 차단을 잘해주었다. 빌드업에서도 공격적이면서도 다양한 패스로 팀에 힘을 보탰다. 수비수들도 상대의 공격 패턴을 빨리 예측하면서 위치를 잡은 것이 좋았다"고 했다. 서 감독은 "헤이네르는 나름대로 잘했다. 물론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그 자리는 앞으로 최재수가 메울 것으로 보인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서울의 강력한 역습, 반전은 없었다
서울은 올시즌 K-리그에서 선제골을 먼저 넣은 후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상대가 동점골을 위해 전진할 경우 더 큰 위험이 기다리고 있다. 강력한 역습이다. 후반 서울의 역습은 매서웠다. 후반 2분 몰리나의 골대 강타가 서곡이었다. 몰리나, 에스쿠데로가 4~5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세트피스에서 공격에 가담한 이웅희의 터닝슛도 환상적이었다. 그러나 정성룡의 선방에 막혀 추가골을 터트리는 데 실패했다. 볼점유율이 57대43으로 수원이 우세했지만 슈팅수는 18대9로 서울이 압도했다.
최 감독은 고요한 윤주태 등 역습조를 계속해서 투입했다. 서 감독은 배기종 정대세 카드로 동점골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경기 종료 직전 다시 한번 골망이 출렁였다. 차두리의 폭풍질주에 이은 크로스가 윤주태에게 배달됐다. 윤주태가 오른발 슛으로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최 감독은 "리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원의 2선 선수들이 공격적으로 올라왔다. 후반에 역습의 기회를 노리자고 주문했다. 문전까지는 좋았는데 마무리에서 선수들이 아직 낯설어했던 것 같다"고 했지만 두 골차는 기분좋은 완승이었다. 서 감독은 "경기 상황이 중요하다. 리드하느냐 당하느냐에 따라 체력도 다를 수밖에 없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었다. 크로스의 정확도가 떨어진 것도 아쉽다"고 했다.
서울은 승점 17점(4승5무6패)으로 대반전에 시동을 걸었다. 그룹A의 경계선인 6위 울산(승점 20)과의 승점 차가 3점이다. 수원은 승점 23점(6승5무4패)에 머물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