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길 먼 한국프로골프 코리안 투어, 2014년 결산

기사입력 2014-11-19 07:00


SK텔레콤 오픈 우승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낸 김승혁. 사진제공=KPGA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가 막을 내렸다.

2014년 KPGA 투어는 최고의 인기를 누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비교하면 초라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4개 대회가 치러져 양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총상금액이 지난해 112억원에서 21억원이 줄어든 91억원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질적으로는 지난해보다 못했다는 평가다. 선수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했다. 열악한 국내 환경 때문에 해외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이 속출했다.

협회는 '함께하는 KPGA, 다이나믹 코리안 투어'라는 슬로건을 정하고 부활에 노력했다. 첫 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다. 바닥을 친 KPGA 투어가 내년엔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올 시즌 KPGA 투어의 주인공은 단연 김승혁(28)이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2005년 KPGA 투어에 데뷔한 김승혁은 올 시즌 전까지 2011년 NH농협오픈과 2013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2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상금순위도 2011년 23위가 가장 높은 순위였다. 하지만 올해 김승혁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SK텔레콤오픈 마지막날 18번홀에서 2.5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괴물' 김경태(28)를 꺾고 생애 첫승을 거뒀다. 상승세를 탄 김승혁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투어 생활을 이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도카이 클래식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로부터 3주 뒤에는 내셔널 타이틀인 코오롱 한국오픈마저 손에 넣으며 사실상 시즌 상금왕을 확정지었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시즌 최종전이었던 신한동해오픈에선 마지막날 18번홀서 극적인 버디 퍼트로 공동 4위에 입상하면서 대상 수상자가 됐다. 한 선수가 단일 시즌에 대상과 상금왕을 동시에 가져간 것은 2009년 배상문(28) 이후 5년만이다. 또한 올 시즌 5억8914만2333원을 벌어들여 배상문이 2009년에 기록한 역대 KPGA 코리안투어 최고 상금액(5억6495만원)도 갈아치웠다.

2014 KPGA 투어의 가장 큰 특징은 생애 첫 우승자를 7명이나 배출했다는 것이다. 올 시즌 치러진 대회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생애 첫 우승자가 이렇게 많이 나온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5년만이다. 더 흥미로운 부분은 그들 7명이 모두 같은해인 2009년에 투어에 데뷔한 동기생이라는 점이다. 이는 그만큼 선수들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 됐다는 의미다.

2승 이상의 다승자도 3명이나 배출됐다. 김승혁을 비롯해 박상현(31), 김우현(23)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시즌 초반 불어닥친 김우현의 돌풍은 침체됐던 투어에 활력을 불어 넣기에 충분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0년 KPGA에 입회한 김우현은 2012년부터 KPGA 코리안투어에서 활약했으나 지난해까지는 우승이 없었다. 올 시즌 목표도 '상금순위 30위 진입'일 정도로 무명에 가까웠다. 생애 첫승이었던 제2회 해피니스 송학건설오픈서는 스코어를 잘못 적는 바람에 투어 국내 선수 최저타 우승 스코어(21언더파) 기록과 타이를 이루는데 실패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그의 우승으로 새로운 대회가 하나 더 생겼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안토니 대표이사인 아버지 김원길씨(53)는 "우승하면 대회를 만들어주겠다"고 아들과 약속했고, 그 약속 실천 차원서 바이네르 파인리즈오픈을 창설했다.

또 이기상(28)은 2009년 동부화재 프로미배 군산CC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승을 거둔데 이어 올 시즌 유일한 매치플레이 대회인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도 정상에 올라 '매치 플레이의 황제'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지난해까지 투어를 호령했던 1981년생 동갑내기 '트리오'의 부진도 올 시즌 특징 중 하나다. 2011년 발렌타인 대상 수상자 홍순상(33)를 비롯해 2012년 KPGA 재기상 김대섭(33), 2013년 발렌타인 대상 수상자 류현우(33) 등이 올해 무관에 그쳤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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