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홀린 두 남자, FC서울 정승용-박용우

최종수정 2015-02-06 07:42

◇FC서울 박용우(왼쪽)와 정승용이 4일 일본 가고시마현 기리시마시의 팀 숙소에서 나란히 포즈를 취학 있다. 기리시마(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3일 일본 가고시마현 가고시마시의 가모이케 연습구장.

FC서울과의 연습경기를 마친 J2(2부리그) 주빌로 이와타 고위 관계자가 최용수 감독을 찾았다. 으레 하는 인사라고 생각하던 최 감독이 자뭇 진지하게 이야기를 듣더니 이내 미소를 지었다. 경기 후 최 감독은 "이와타에서 풀백 정승용(24)과 미드필더 박용우(22)를 임대 보내줄 수 있는 지 묻더라. 이번 동계 전지훈련 기간 상당히 훈련을 열심히 한 선수들인데 오늘 뛰는 모습을 보니 마음에 들었는 모양"이라고 흡족해 했다.

정승용은 2010년 입단 당시 FC서울 공격라인의 차세대 주자로 기대를 모았다. 명문인 동북중-동북고를 거쳐 곧바로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2011년 경남에 임대되어 5경기를 뛰면서 1도움의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서울에선 겉돌았다. 위치선정과 골 결정력 모두 뛰어났지만 정작 실전에선 2%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재능을 아까워한 최 감독의 조언에 따라 왼쪽 풀백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이게 주효했다. 올 시즌 괌 동계 전지훈련부터 두각을 드러내더니 가고시마에서도 최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최 감독은 "좋은 기량을 갖고 있으면서도 빛을 보지 못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박용우는 서울 중원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원이다. 자유계약으로 서울에 입단한 박용우는 19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을 거치는 등 일지감치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1m86의 큰 키에도 유연한 몸놀림과 헤딩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장신을 이용한 타깃형 공격까지 소화 가능해 FC서울의 비밀병기로 꼽힌다.

두 선수의 2015년 화두는 간절함이다. 정승용은 "지난 5년 동안 좋은 팀에서 제 실력을 못 보여준 게 너무 아쉬웠다"며 "진짜 힘든 시간을 거쳐왔다.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박용우는 "처음 입단한 뒤 팬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많은 응원과 조언을 해줘 놀랐다. 고명진 오스마르 같은 선배들 틈에서 경쟁이라는 생각보단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가고시마는 FC서울이 실전으로 가는 마지막 단계다. 정승용과 박용우에겐 올 시즌을 판가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이와타전에서 1골을 기록한 정승용은 "감독님은 항상 '우리 팀에는 주전과 비주전이 없다'고 이야기 하셨는데 올해는 그 차이가 더 좁혀졌다는 말씀을 하신 것으로 안다"며 "연습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끌어 올리고 있다. 팀이 원하는 부분,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용우는 "대학과 프로 무대의 차이가 크다. 템포나 공수전환 모두 빠르다"며 "실수가 잦아 감독님께 야단도 맞지만, 그것도 관심이 있기 때문에 듣는 말이라고 생각한다"며 미소지었다.

두 선수의 2015년 꿈은 상암벌을 밟는 것이다. 정승용은 "매 시즌 항상 아쉬움이 있었고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죄송했다. 올해는 기회가 온다면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용우는 "대학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서울이라는 큰 구단에 입단하게 되어 기쁘면서도 책임감을 느낀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기리시마(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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