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의 '운명론', 과연 종착역은 어디일까

기사입력 2015-02-09 17:26


9일 축구협회에서 올림픽 축구대표팀 신태용 신임 감독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광종 전임감독은 급성백혈병 진단으로 올림픽대표팀 사령탑을 사임했다. 신태용 신임 감독은 2009년 성남 일화(현 성남 FC)의 지휘봉을 잡아 그 해 K리그 및 FA컵 준우승을 지도했다. 기자회견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는 신태용 감독.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2.09

갑작스런 보직 이동이었다.

이광종 감독이 급성 백혈병으로 도중하차했다. 그는 "편안한 길을 갈 수도 있었지만 운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했다.

신태용호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향해 닻을 올렸다. 신 감독은 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A대표팀에서 코치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했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에서 준우승하며 연착륙 성공했다. 이제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향해 발걸음을 뗄 차례다. 그러나 길은 엇갈렸다.

생각지도 못한 변수라 그도 다소 혼란스러웠다. "올림픽대표팀에 대해서는 1%도 생각하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을 잘 보좌하며 월드컵에 진출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였고, 역할이었다. 그러나 아시안컵 결승전이 끝난 직후 이용수 기술위원장님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백혈병이라는 얘기는 안하고 이 감독님이 몹시 안좋다고 얘기하더라. 그리고 올림픽대표팀 감독직을 권유받았다."

1월 31일 호주와 아시안컵 결승전을 치른 슈틸리케호는 2월 1일 귀국했다. 신 감독은 귀국길에 올림픽대표팀 감독직 제의를 받았고 수락했다.

이 감독에 대한 아픔이 먼저였다. 그는 "갑작스럽게 올림픽대표팀 감독을 맡게 돼 얼떨떨하다. 이 감독께서 빨리 쾌차했으면 좋겠다. 이 감독님은 20년 가까이 유소년 선수들을 키워왔다. 나보다는 훨씬 많은 연륜이 있는 선배님"이라며 "리우올림픽은 이 감독님이 맡아서 좋은 결실을 맺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안 좋은 일이 생겨 후배로서 상당히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나 한테는 더 무거운 짐이다. 좋은 성적을 내야지 이 감독님이 마음 편하게 병마와 싸워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짐하나 더 짊어지고 올림픽을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쉽지 않은 여정이다. 두 차례 아시아지역 예선을 거쳐야 한다. 올림픽 본선은 또 다른 이야기다. 홍명보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연출했다. 신화 재현을 위해서는 더 큰 그림을 완성해야 한다. 그는 "런던올림픽에서 아시아 중 일본 다음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쉽지 않은 성과다. 그 다음 감독이 힘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내가 될 줄 몰랐다"며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번 목표를 8강 혹은 동메달이라고 아직 생각은 하지 못했다. 본선 출전권을 따내기 위한 고민이 먼저다. 예전보다 올림픽 본선 진출이 더 힘들다. 3월 1차 관문 통과가 우선"이라고 했다.

리우데자네이루를 향한 대장정은 3월 시작된다.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질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이다. 내년 1월에는 카타르에서 2016년 U-23 챔피언십이 벌어진다. U-23 챔피언십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권을 위한 아시아지역 예선을 겸하고 있다.


품에서 떠나 보낸 슈틸리케 감독은 어떨까. 그는 "슈틸리케 감독님에게는 보고를 못드렸다. 고민하느라 전화 통화만 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영전을 축하한다'고 했다. 나중에 '저녁이랑 와인을 제대로 사라'고 하셨다"며 웃었다. 슈틸리케호와의 협력도 강조했다. 그는 "슈틸리케 감독님이 어떤 흐름을 갖고 갈지 알고 있다. 감독님께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파악했다. 올림픽팀이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으면 건의할 것이고, 필요해 하는 부분이 있으면 도와주겠다. 좋은 코드를 맞춰서 한국 축구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올림픽 선수들을 잘 모른다. 먼저 선수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즐겁고 재미있게 이기는 축구를 하고 싶다. 선수들과 소통을 많이 하면서 운동장에서 화합된 모습, 개개인이 희생해 팀이 하나로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성남에 이은 신 감독의 두 번째 감독 보직은 올림픽대표팀이다. '운명'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신 감독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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