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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한다. 서울은 강팀이라 쉽지 않은 경기였다. 경기 내내 집중해야 했다." 파비오 칸나바로 광저우 헝다 감독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기분좋은 첫 승이었다.
같은 날 H조의 또 다른 대전에선 지난해 ACL 챔피언 웨스턴 시드니(호주)가 적지에서 가시마 앤틀러스(일본)를 3대1로 대파했다. 웨스턴 시드니도 서울이 갚아줘야 할 빚이 있다. 지난해 ACL 4강에서 발목이 잡혀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13년과 2014년, 아픔을 준 팀들이 공교롭게 올시즌 조별리그에서 한 조에 묶였다.
스포츠는 상대성이다. 광저우는 하노이와는 차원이 다른 팀이다. 선수들도 부담이 있었다. 하노이전에 비해 자기만의 색깔을 발산하지 못했다. 그 결과, 결정력이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서울은 전반 28분 먼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김치우의 크로스를 에벨톤이 헤딩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볼은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기회 뒤 위기라고 했다, 전반 31분 광저우에 결승골을 허용했다. 이어 정조국 윤일록 등이 절호의 찬스를 맞았지만 골망을 출렁이는 데 실패했다.
수차례의 찬스에도 골이 터지지 않은 것은 풀어야 할 매듭이다. 최 감독도 인정했다. 그는 "과정은 긍적적 생각하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전술이 경직돼 있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좋은 상황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준비하겠다"고 했다. 반대로 칸나바로 감독은 "경기 종료 10분을 남겨놓고 보여준 선수들에 플레이에는 만족한다. 상대의 거친 견제에도 불구하고 실점하지 않고 잘 막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H조는 전력 차가 크지 않다. 혼전이 불가피하다. 문전에서 어느 팀이 더 집중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명암은 엇갈린다. 광저우전의 패배도 보약이 될 수 있다. 서울이 두려워할 상대는 없다.
시즌 초반은 늘 변수와의 전쟁이다.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지만 안정은 빠를수록 좋다. 전술과 조직력 등 재정비할 시간도 있다. 서울은 다음달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시마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안방에서는 어떻게든 반전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