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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력자'로 변신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려놓았다.
평소처럼 페널티 지역 안쪽에 머무르기보다는 적극적으로 공격 진영 곳곳을 누비며 AT마드리드 수비진을 괴롭혔다. 활발한 헤딩경합으로 소속팀의 볼 점유를 돕는가 하면, 때때로 날카로운 중거리슛으로 상대 수비의 시선을 끌어 치차리토의 침투를 도왔다.
하지만 호날두는 옆에 있던 치차리토를 향해 발끝으로 툭 밀어줬다. 이번 8강전 2경기 내내 환상적인 선방을 보여온 오블락조차 한 템포 늦게 반응할 만큼 예상치 못한 선택이었다. 치차리토는 오블락의 손끝을 피해 빈 골문으로 정확하게 차넣었다. 레알 마드리드를 챔스 4강으로 이끄는 한 방이었다. 치차리토는 경기 후 "호날두의 어시스트는 정말 대단했다"라고 칭찬했다.
올시즌 레알 마드리드는 AT마드리드를 상대로 7경기에서 3무4패의 굴욕을 당하고 있었다. 수페르코파,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레이) 등 중요한 고비마다 가로막혔다. 하지만 한 해를 결산하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마침내 첫 승을 따냈다. 챔스 4강으로 가는 귀중한 1승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4강에서 바이에른 뮌헨, 바르셀로나, 유벤투스 등 힘겨운 상대들과의 일전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이날 호날두는 자신이 에이스 뿐만 아니라 '가자미' 역할도 소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호날두를 막는 수비수들은 더욱 괴로워질 전망이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