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돌풍의 3연승 골넣는 수비수 김진환이 해결했다

기사입력 2015-05-18 07:34


인천 수비수 김진환이 4월 25일 열린 K리그 클래식 포항전에서 선취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17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벌어진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 부산과 인천의 경기는 '위기'와 '기회'의 충돌이었다.

홈팀 부산은 최근 긴 연패 끝에 시즌 2승째를 챙겼지만 다시 연패 위기에 몰렸다. 손님 인천은 6경기 연속 무패(2승4무)-2연승 신바람을 타며 시민구단 돌풍의 기회를 노렸다.

인천이 더 절실했던 모양이다. 인천은 최근 임금 체불사태 등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하지만 김도훈 인천 감독은 "이럴 때일수록 선수는 승리하는 것으로 똘똘 뭉치자"고 독려했다. 열악한 환경이 자극이 됐는지 인천은 후반 집중력으로 2대1 역전승을 이끌며 승점 15(3승6무2패)를 확보, 5위로 뛰어올랐다.

인천이 3연승한 것은 작년 8월 이후 9개월만이고, 인천과의 홈경기 무패 행진이 1승2무에서 끊긴 부산은 홈경기 5연패에 빠졌다.

용병에 울고 웃었다

양 팀은 용병 카드 변화에 승부수를 던졌다. 요니치(인천)-닐손주니어(부산) 등 중앙 수비수를 제외하고 모두 토종으로 선발 배치했다. 인천은 원톱 공격수 케빈을 대기시키는 대신 진성욱을 내밀었고, 부산은 베르손과 웨슬리 등 2명의 공격수를 명단에서 아예 뺐다. 부산은 지난 5일 포항전 승리(2대1) 때도 그랬듯이 용병 배제 카드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부산은 생각지도 못한 데서 용병 때문에 웃다가 울어야 했다. 전반 12분 인천 중앙 수비수 요니치가 크로스를 헤딩으로 처리한다고 한 것이 자책골로 연결됐다. 김도훈 감독은 "경기 전에 요니치에게 세트피스에서 득점을 노리라고 주문했다. 한데 골을 넣긴 넣었는데 하필 우리 골문에…"라며 허탈해 했다. 상대 용병의 실책 덕분에 부산이 먼저 웃었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인천이 케빈 카드를 꺼내들자 부산이 말려 들었다. 장신 공격수 케빈을 활용한 인천의 크로스가 활발해졌고, 부산 수비진은 케빈을 의식하느라 흔들렸다. 후반 3분 이천수에게 올 시즌 첫 골이 된 페널티킥 동점골의 기반은 양 팀 용병에서 시작됐다. 부산 용병 수비수 닐손주니어가 페널티에어리어로 투입된 공이 케빈에게 연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무리한 파울로 경고까지 받았다. 후반 24분 인천의 역전골 역시 케빈과 경합하던 닐손주니어가 문전에서 걷어낸 것이 상대 선수에게 어시스트를 한 꼴이 됐다.

'골넣은 수비수' 김진환 또 일을 냈다

허탈한 전반 자책골 이후 이천수의 페널티킥 동점골로 한숨을 돌린 인천에 3연승의 결정타를 안긴 이는 중앙 수비수 김진환이었다. 후반 24분 이천수의 오른쪽 코너킥이 문전에서 혼전을 유도한 사이 부산 수비수 닐손주니어가 간신히 걷어내며 위기를 면하는 듯했다. 하지만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구석에서 세컨드볼을 노리고 있던 김진환의 오른발에 걸렸고, 김진환은 짐착하게 골망 오른쪽을 보기좋게 갈랐다. 만년 벤치 멤버로 선발 출전 기회조차 얻기 힘들었던 그는 지난달 25일 포항전(1대1 무)에서 시즌 3번째로 선발 기회를 얻어 세트피스 헤딩골을 넣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프로 데뷔(2011년) 이후 개인 첫 골이었다. 곧이어 같은달 29일 열린 FA컵 32강전에서도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딩골을 넣으며 김 감독에게 감독 데뷔 첫승을 선물했다. 이후 선발 자리를 꿰찬 김진환은 이번엔 발로 팀의 3연승 결승골을 터뜨렸다. 그동안 그의 3골 모두 세컨드볼에 집중한 결과였다. 자신의 고향 부산에서 넣은 골이라 개인적으로 의미가 더 컸다. 부산진중-부경고를 나온 김진환은 "내가 재작년 강원FC에서 뛸 때까지만 해도 아버지가 항상 경기장에 오셨는데 요즘 사업이 바쁘셔서 인천으로 이적한 이후 자주 뵙지 못했는데 가족들이 방문한 부산 경기에서 골을 넣어 더 기쁘다"고 했다. 이제 확고한 '골넣는 수비수'가 된 김진환은 팀의 구세주로도 떠올랐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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