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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벌어진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 부산과 인천의 경기는 '위기'와 '기회'의 충돌이었다.
인천이 더 절실했던 모양이다. 인천은 최근 임금 체불사태 등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하지만 김도훈 인천 감독은 "이럴 때일수록 선수는 승리하는 것으로 똘똘 뭉치자"고 독려했다. 열악한 환경이 자극이 됐는지 인천은 후반 집중력으로 2대1 역전승을 이끌며 승점 15(3승6무2패)를 확보, 5위로 뛰어올랐다.
인천이 3연승한 것은 작년 8월 이후 9개월만이고, 인천과의 홈경기 무패 행진이 1승2무에서 끊긴 부산은 홈경기 5연패에 빠졌다.
'골넣은 수비수' 김진환 또 일을 냈다
허탈한 전반 자책골 이후 이천수의 페널티킥 동점골로 한숨을 돌린 인천에 3연승의 결정타를 안긴 이는 중앙 수비수 김진환이었다. 후반 24분 이천수의 오른쪽 코너킥이 문전에서 혼전을 유도한 사이 부산 수비수 닐손주니어가 간신히 걷어내며 위기를 면하는 듯했다. 하지만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구석에서 세컨드볼을 노리고 있던 김진환의 오른발에 걸렸고, 김진환은 짐착하게 골망 오른쪽을 보기좋게 갈랐다. 만년 벤치 멤버로 선발 출전 기회조차 얻기 힘들었던 그는 지난달 25일 포항전(1대1 무)에서 시즌 3번째로 선발 기회를 얻어 세트피스 헤딩골을 넣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프로 데뷔(2011년) 이후 개인 첫 골이었다. 곧이어 같은달 29일 열린 FA컵 32강전에서도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딩골을 넣으며 김 감독에게 감독 데뷔 첫승을 선물했다. 이후 선발 자리를 꿰찬 김진환은 이번엔 발로 팀의 3연승 결승골을 터뜨렸다. 그동안 그의 3골 모두 세컨드볼에 집중한 결과였다. 자신의 고향 부산에서 넣은 골이라 개인적으로 의미가 더 컸다. 부산진중-부경고를 나온 김진환은 "내가 재작년 강원FC에서 뛸 때까지만 해도 아버지가 항상 경기장에 오셨는데 요즘 사업이 바쁘셔서 인천으로 이적한 이후 자주 뵙지 못했는데 가족들이 방문한 부산 경기에서 골을 넣어 더 기쁘다"고 했다. 이제 확고한 '골넣는 수비수'가 된 김진환은 팀의 구세주로도 떠올랐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