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함께하는 100년 구단' FC안양에는 '10번의 저주'가 있다. 팀을 대표하는 10번을 단 선수들은 부상과 함께 부진에 휩싸였다. 지난 2년간 10번 선수들이 올린 공격포인트는 2개(1골-1도움)에 불과했다.
10번의 저주는 2013년이던 창단 첫 해부터 시작됐다. 10번은 내셔널리그 득점왕 출신 김영남이 달았다. 그는 내셔널리그에서 5년 동안 내공을 쌓고 K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었지만 홈 개막전 하루를 앞두고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후 7개월 동안 재활에만 매달렸다. 복귀한 뒤에도 잔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6경기 출전, 1도움에 그쳤다.
2014년도에 10번을 물려받은 선수는 브라질 출신 외국인선수 바그너였다. 구단 사상 첫 외국인 선수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17경기에 나서 1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풀타임 출전은 단 한 경기였다. 설상가상 시즌 중반에는 잔부상으로 시름했다. 자연스럽게 출전기회가 줄어든 바그너는 결국 1년 만에 고국인 브라질로 돌아갔다.
올해 10번의 주인공은 울산 임대생 김효기였다. 겨울 전지훈련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던 김효기도 10번의 저주를 피해갈 수 없었다. 개막 1주일을 앞두고 발목 부상을 했다. 7개월의 재활에 몰두했다.
하지만 김효기가 부활하고 있다. 10번의 저주를 깰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달 26일 올 시즌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은 뒤 5경기(4경기 교체출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김효기는 "지난 겨울 동료 선수들을 통해 안양에 내려오는 10번의 저주를 전해 들었다. 그 때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창 컨디션이 좋았던 개막 일주일 전에 부상을 하니 계속 저주 이야기가 귓속을 맴돌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2경기 연속골을 넣었지만, 아직 10번의 저주를 깼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시즌이 끝났을 때는 10번의 저주를 깬 첫 번째 선수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홈 7경기에서 무패(5승2무) 행진을 달리고 있는 FC안양은 20일 오후 4시 대구FC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중위권 도약의 사활이 걸린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