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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열린 인천과 전남의 FA컵 준결승은 연장 혈투였다.
이처럼 치열한 대결에서 인천이 연장 전·후반 윤상호와 케빈의 연속골에 힘입어 2대0으로 승리, 창단(2003년) 후 첫 FA컵 결승 진출을 맛봤다.
숨가쁘게 전개되는 양 팀의 접전에서 숨겨진 곳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도 속출했다. 한 경기에서 이처럼 희귀한 장면이 무더기로 나온 것도 보기 드문 일이다.
이어 연장 전반 인천이 24초 만에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기 직전 숨은 진풍경이 있었다. 킥오프로 공격을 시작한 전남 스테보가 미드필더 쪽으로 슬쩍 백패스를 했다. 이 장면은 킥오프때 항상 나오는 패턴이나 다름없다. 한데 스테보가 패스한 공이 하필 주심의 다리에 맞더니 인천 선수들 쪽으로 튕겨나갔다. 운좋게 공격권을 잡은 인천은 재빠르게 공격을 전개해나갔고, 결국 박대한이 전남 진영 왼쪽에서 문전을 향해 찔러준 패스가 윤상호에게 연결돼 24초 만에 골이 터졌다. 전남으로서는 '스테보의 패스가 주심의 다리에 맞지 않았다면…'하는 탄식이 나올 만했다.
일격을 당한 전남이 곧바로 반격에 들어갔다. 스테보가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골망을 흔들었다. 스테보는 두 팔을 태연하게 번쩍 들어올리며 골 세리머니 동작을 취했다. 하지만 명백한 핸드볼이었다.
문전으로 쇄도하던 스테보가 미드필드에서 연결된 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공이 너무 높게 바운드되자 급한 마음에 오른손으로 배구 스파이크하듯이 때려 넣었다. 이른바 '싸대기 슛'으로 진귀한 장면이 됐다.
마지막 보기 드문 장면은 인천의 쐐기골에서 또 나왔다. 연장 후반 9분 케빈이 오른발 강슛을 날리기 전 숨은 어시스트가 전남에서 나왔다. 진성욱이 왼쪽 측면을 돌파해 PA(페널티에어리어) 모서리까지 다다랐을 즈음 전남 수비 3명에 둘러싸이며 공을 빼앗기려고 했다. 이때 진성욱 뒤에서 압박하던 전남 선수의 발에 맞은 공이 반대쪽으로 흘렀고 때마침 기다리고 있던 케빈에게 절묘하게 어시스트됐다.
결국 이날 행운의 여신은 인천 편이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