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급한 쪽은 상대" VS 서정원 "들뜬 서울"

기사입력 2015-11-05 11:40


FC서울과 수원 삼성이 올시즌 4번째 '슈퍼매치'를 앞두고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미디어데이를 가졌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울 최용수 감독과 수원 서정원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는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서울과 삼성의 올해 4번째 슈퍼매치는 K리그 클래식 2015 36라운드로 펼쳐진다. 올해 두 팀은 3차례 맞붙어 1승 1무 1패를 기록했고 통산전적에선 수원이 32승17무26패로 조금 앞서있다. 한편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생활 은퇴를 선언한 서울의 주장 차두리는 이날 경기에서 현역 은퇴식을 가질 예정이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11.05/

"급한 쪽은 상대다. 좋은 결과로 마무리하고 싶다." = 최용수 서울 감독

"최 감독이 들뜨있는 것 같다. 마지막 슈퍼매치를 승리로 장식하고 싶다." = 서정원 수원 감독

FC서울과 수원 삼성, K리그 최고의 라이벌인 두 팀이 다시 만난다. 올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가 7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다. 최 감독과 서 감독이 결전에 앞서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함께했다.

서 감독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는 "최용수 감독에게 늦게나마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올해 마지막 슈퍼매치다. 저번에는 우리가 패했는데 마지막 슈퍼매치는 승리를 장식하고 싶다.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FA컵을 제패한 최 감독은 "매번 슈퍼매치를 앞두고는 비장한 각오와 함께 준비과정부터 설렌다. 몇몇 선수들이 출전을 못하지만 그 외 선수들이 기존 선수 이상의 경쟁력을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올해 슈퍼매치는 1승1무1패다. 좋은 결과로 홈팬들 앞에서 마무리하고 싶다"고 맞불을 놓았다.

3위 수원(승점 61)은 갈 길이 바쁘다. 스플릿 승부처에서 1무1패를 기록하며 2위 자리를 포항(승점 62)에 내줬다. 2위와 3위는 또 다르다. 2위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본선에 직행하지만 3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본선에 오를 수 있다. 수원은 서울을 꺾으면 ACL 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을 수 있다. 서 감독은 "최근 주춤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는데 1년 동안 꾸준하게 해온대로 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 마지막 3경기가 남았고, 충분히 2위를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돼 있다. 3경기가 끝나 봐야 순위가 결정된다"고 했다.

FA컵에서 우승한 4위 서울(승점 58)은 홀가분하다. FA컵 우승으로 ACL 진출 티켓을 확보했다. 물론 슈퍼매치라 분위기는 또 다르다. K리그 최고의 라이벌전이라 '대충'할 수 없다. 올 시즌 슈퍼매치는 1승1무1패로 팽팽하다. 서울의 마지막 홈경기라 의미도 특별하다. 최 감독은 "팀에 없어서는 안될 공수의 주축인 아드리아노와 차두리가 출전하지 못한다. 정해진 주전은 없다. 가능성 있는 친구들의 준비 과정을 보면 더 기대가 된다. 다만 박주영의 출전 가능성은 제로"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슈퍼매치는 극과 극이었다. 첫 경기에선 수원이 5대1로 대승했다. 두 번째 경기는 득점없이 비겼다. 세 번째 혈투에선 서울이 3대0으로 완승하며 설욕에 성공했다.

이날 슈퍼매치에선 차두리의 은퇴식도 열린다. 2013년 3월 차두리가 서울에 둥지를 튼 후 슈퍼매치는 지형이 바뀌었다. 서울이 2013년과 2014년 5승1무2패로 슈퍼매치를 지배했다. 올해도 존재감은 컸다. 1대5로 대패에도 사연이 있다. 차두리는 1-1 상황에서 부상으로 교체됐다. 그가 나간 후 서울은 후반 내리 4골을 허용했다. 세 번째 만남은 대반전이었다. 차두리가 골을 터트렸다. 전반 42분이었다. 상대 수비수의 로빙 패스 미스를 가로채 20m를 질주한 후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팀에 세 번째 골을 선물했다. 최 감독은 "빈자리가 많은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뛸 수 없는 상황이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인 만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에게도 믿음이 있다. 짧은 시간에 두리의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서 감독도 "두리는 좋은 선수다. 차두리의 결장으로 긍정적인 면은 있지만 라이벌전은 누가 뛰고, 안 뛰고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 오히려 서울은 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여기에 굴하지 않고 우리가 갖고 있는 경기력을 발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슈퍼매치는 두 감독에게 어떤 의미일가. 최 감독은 '성장 촉진제'라고 화두를 던진 후 "결과가 잘못됐을 때 비통한 시간들을 잊을 수 없고, 원하는 결과를 냈을 때는 희열을 느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가다보니 하고 싶지 않은 경기 중 하나다. 내 건강을 위해서라도"라며 웃었다. 서 감독은 '설레는 경기'로 정의했다. 그리고 "최 감독과 비슷한 맥락을 갖고 있다. 슈퍼매치는 기다려지고 설레는 경기다. 물론 아픔도 있지만 그러면서 배우고 발전적인 것이 많다"고 했다.

결국 슈퍼매치는 양보는 없다. 서 감독은 "누가 더 간절하게 경기에 임하는 것이 승부처"라고 했고, 최 감독은 "올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 결과가 내년까지 이어진다. 결과를 내야한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다. FA컵 우승했다고 해서 느슨하거나 정신력을 놓는 일은 없을 것이다. 슌은 결과를 가져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 결전이 임박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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