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전]'캡틴'의 11개월, 기성용 슈틸리케 만나 업그레이드

기사입력 2015-11-17 23:04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기성용(26·스완지시티)은 2015년 1월부터 슈틸리케호의 '캡틴'이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아시안컵을 앞두고 기성용을 주장으로 임명한 최초의 감독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을 두고 논란도 일었다. 기성용의 과거 행동이 논란의 중심이 됐다. 그러나 더 이상 20대 초반의 철없던 청년이 아니었다. 기성용은 슈틸리케 감독이 바라던 기량, 나이, 리더십, 소통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유창한 영어 구사로 슈틸리케 감독과 소통했다. 출중한 볼소유와 공수 조율 능력으로 슈틸리케 감독이 추구하는 점유율과 패스 축구의 핵이었다. 자신도 일부 책임을 져야 했던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아픔을 반년 만에 아시안컵 준우승으로 만회했다.

지난 11개월간 대표팀 내 기성용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누구도 무시할 수 없었다. 월드클래스급 기량이 기성용의 무기였다. 그는 올해 펼쳐진 A매치에서 14경기에 출전했다. 총 1225분을 소화했다. 호주아시안컵 6경기를 모두 출전했고,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6경기도 모두 소화했다. 특히 17일 라오스와의 2차예선 원정 6차전을 끝으로 개인 통산 A매치 80경기를 찍었다. 자축포도 두 차례나 쏘아올렸다. 전반 3분 석현준이 얻어낸 페널티킥 선제골과 전반 32분 강력한 왼발 추가골을 터뜨렸다. 또 전반 34분에는 정확한 크로스로 손흥민의 세 번째 골을 돕기도 했다.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자 A매치 첫 멀티골이었다. 기성용은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 가입에 20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기성용은 슈틸리케 감독을 만나 기량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스완지시티에선 수비적인 역할이 더 중시된다. 존 조 셸비와 더블 볼란치로 출전하지만 공수 연결고리와 상대 공격 차단에 중점을 둔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의 공격 본능을 최대한 활용했다. 홀딩 미드필더를 두고 기성용을 4-1-4-1 포메이션의 2선 공격수로 기용했다. 대표팀의 경험은 소속팀에서도 꽤 도움이 됐다. 1월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5골을 터뜨렸다.

강한 책임감은 기성용을 그라운드 위에서 더 강하게 만들었다. 주장으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동시에 9월에 낳은 딸과 아내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와 가장의 책임감으로 한층 성숙해졌다. '캡틴' 박지성(은퇴) 이후 '주장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준 기성용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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