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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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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에겐 더할나위 없이 좋았던 1년이다.
구름 위를 걸었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 준우승으로 우려의 시선을 희망으로 바꿨다. 2015년 동아시안컵 우승에 이어 돌입한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선 파죽의 무실점 6연승으로 사실상 최종예선행을 확정 지었다. 불과 1년 전 브라질에서 세계의 벽을 실감하며 눈물을 삼킨 한국 축구에 불어닥친 '슈틸리케 매직'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17일(한국시각) 비엔티엔의 라오스국립경기장에서 가진 라오스와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6차전에서 5대0으로 대승한 뒤 "올해 16승을 거뒀고 17경기를 무실점으로 마쳤다. 정말 좋은 한 해였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승리로 인해 사실상 최종예선에 나서게 된 점, 2019년 아시안컵 본선에 나설 수 있게 된 것과 앞으로 깨지기 어려운 기록들을 만들어낸 선수들에게 축하의 말을 건네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라오스전을 두고는 "오늘 경기는 우리가 할 일은 모두 해낸 경기"라면서도 "물론 경기에서 이기기는 했지만 기술적인 실수도 나왔다"고 짚었다. 부진의 원인을 두고는 "이런 실수가 안 나오려면 제대로 된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해야만 한다. 이런 그라운드 상태에서는 팬들이 원하는 짧은 패스가 나올 수 없다. 이 때문에 평소보다 많은 패스 미스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슈틸리케호는 내년 3월 안방에서 레바논, 쿠웨이트를 차례로 상대한다. 신태용호와의 콜라보레이션이 점쳐지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내년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선수권에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신태용호에 권창훈(수원) 등 슈틸리케호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포함된 점, 올림픽 본선 및 최종예선 대비를 위한 테스트의 무대로 3월 A매치 2연전이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서 예단하기 어렵다. 내년 3월이면 프로축구 K리그도 몇 경기를 안 치른 상태라서 기존 대표팀 선수들의 컨디션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쿠웨이트의 몰수패를 주장하고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쿠웨이트가 (미얀마와의) 6차전에서 몰수패를 받아야 한다"며 "인도네시아는 쿠웨이트와 비슷한 이유(축구협회에 대한 정부 간섭에 따른 징계)로 2차예선에 나서지도 못했다"며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도네시아와 쿠웨이트에 서로 다른 잣대를 들이대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쿠웨이트는 미얀마전이 취소되면서 G조 5경기를 치른 현재 승점 10으로 한국(6승·승점 18)에 이은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미얀마전이 몰수패 처리될 경우, 한국은 남은 2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최종예선행을 조기 확정하게 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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