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태환 "풀백 변신, 내가 원했다" 이유는?

최종수정 2016-02-04 23:57

◇울산 주장 김태환이 3일 일본 가고시마현 이부스키시영육상경기장에서 진행된 울산 현대 동계 전지훈련에서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다.
이부스키(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치타' 김태환(27·울산)은 지난해 자신의 축구인생에서 중대한 변화를 시도했다.

오른쪽 윙어였던 김태환은 풀백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빠른 발과 뛰어난 기량으로 울산 공격의 한 축을 담당했던 그가 수비로 변신한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시즌이 한창이었던 상황에서 포지션 변경은 도박에 가까운 결정이었기에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공격에 비해 부진했던 울산 수비가 김태환의 보직 변경 등을 계기로 안정을 되찾고 후반기 무패 행진 속에 시즌을 마무리 하면서 변신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태환은 "포지션 변경은 내가 요청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대 선수들의 볼을 빼앗는 재미를 알게 된 것 같아서 그런 듯 하다"며 "풀백은 수비가 우선이지만 반대로 상대 공격을 끊은 뒤 역습으로 연결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공격적 재능도 살릴 수 있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김태환의 말 대로 풀백은 공수 양면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자리다. 하지만 직접 득점에 관여하는 스트라이커나 윙어에 비해 덜 주목 받는 자리다. 김태환의 입장은 확고했다. "포지션 변경에 만족한다. 앞으로도 계속 풀백 자리에서 뛰게 될 것 같다."

올 시즌 김태환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군 입대를 앞둔 시즌 생애 첫 주장 완장을 찼다. 활약도에 따라 상무나 경찰청 입대를 준비해야 하는 김태환 입장에선 팀 살림꾼 역할까지 해야 하는 주장 자리가 다소 버거울 수도 있다. 윤정환 울산 감독의 신뢰가 작용했다. 김태환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감독님이 '주장 해 볼 생각 있느냐'고 물었다. (김)치곤이형이나 (하)성민이형이 주장, 부주장으로 잘 해주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부담스러움이 있었다. 그런데 올 초 첫 소집 자리에서 주장으로 선임됐다.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인생 처음으로 주장이 됐다"고 웃은 뒤 "주장이 되어보니 그동안 선수-코칭스태프 간의 관계 등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이 많이 드러나는 편"이라고 진중한 표정을 지었다. 선수단 분위기를 두고는 "지난해에는 힘겨운 시즌을 보냈지만 올해는 모두 하고자 하는 의욕이 높다. 노력한다면 분명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가부활'을 노리는 울산의 선봉에 서는 부담감이 만만치 않다. 개인 기량 역시 만개를 앞둔 시점이기에 김태환의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다. 이에 김태환은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내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우선"이라며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 아쉬움이 확실히 풀릴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부스키(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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