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 광저우전 앞둔 문창진, 무관중 경기의 추억

기사입력 2016-02-22 19:34



포항은 24일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디펜딩챔피언' 광저우 헝다와 201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헌데 이 경기는 무관중 경기로 열린다. 광저우가 징계를 받았기 때문. 아시아축구연맹은 3일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11월 21일 홈에서 열린 알 아흘리(아랍에미리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에서 규정을 위반한 광저우에게 201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첫 경기 무관중 징계 처분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광저우는 결승 2차전 당시 유니폼 가슴에 대회 후원기업인 일본 닛산자동차의 현지합작기업 '둥펑닛산'의 로고가 아닌 팀의 모기업 그룹계열 보험사 로고를 달고 뛰었다. 또 알 아흘리의 비공개훈련 장면을 무단으로 촬영했을 뿐 아니라 우승 후 세리머니 과정에서 자신들의 스폰서 로고를 붙인 2층버스를 경기장에 들여오는 등 다수의 규정을 위반했다.

포항에는 무관중 경기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선수가 있다. '뉴 에이스' 문창진(23)이다. 그는 2012년 6월 열린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원정 경기에서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이 경기는 K리그 역사상 최초의 무관중 경기로 기록돼 있다. 같은해 3월 인천-대전전에서 관중 난동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한 징계였다. 문창진은 당시 기억에 대해 "아무 생각도 없었다. 볼도 많이 못받았던 것 같다. 그런데 팬들이 없는 무관중 경기라 특별히 긴장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광저우 원정이 무관중 경기로 펼쳐지는 것은 우리에게는 큰 이득이다. 중국팬들이 워낙 시끄럽지 않나. 이를 잘 이용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무관중 경기라는 이점을 얻었지만 상대 광저우는 이번 대회 최강팀 중 하나다. 호비뉴를 보냈지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잭슨 마르티네스를 데려왔다. 이적료만 해도 4200만유로(약 563억원)에 달한다. 기존의 김영권, 굴라르, 파울리뉴 등 외국인 라인업에 마르티네스까지 더하며 전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브라질, 포르투갈 대표팀 등을 이끈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의 용병술도 여전하다. 문창진은 "예전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중국팀을 만나면 별로 무섭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전력면에서 우리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마르티네스는 가장 경계해야할 선수다. 선수들끼리도 광저우의 외국인선수들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자신감을 잃지는 않았다. 그는 "광저우도 분명 허점이 있다. 상대의 공격을 잘 막아내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문창진에게 이번 아시아챔피언스리그는 중요한 무대다. 그는 올해 리우올림픽 출전을 노린다.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소속팀에서 뛰어야 본선에 갈 수 있다"고 선언한 상태다. 예선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문창진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는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대회다. 힘든 상대와 부딪히며 자신감도 얻을 수 있고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며 "아시아챔피언스리그는 주목을 많이 받는 대회인만큼 좋은 활약을 펼치면 리우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포항은 올 시즌 공격진에 무게감이 떨어졌다. 김승대(옌벤) 고무열(전북) 등이 빠졌다. 문창진이 해줘야 한다. 그는 "솔직히 부담감이 있다. 주전급이 빠졌고, 백업도 부족하다. 해결사 역할을 해야한다"며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부상 없이 최진철 감독님이 원하는 플레이를 한다면 한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광저우(중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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