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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포항 시절 나를 향한 코치들의 불만(?)이 상당했다.
러시아는 16강 진출을 위해 일찌감치 수비라인을 올린 채 경기를 했다. 웨일즈 공격수들의 빠른 발은 어느 정도 파악했겠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웨일즈는 러시아의 조급함을 잘 이용했다. 수비 뒷공간을 줄기차게 노렸다. 조 앨런과 조 레들리, 애런 램지, 가레스 베일이 톱니바퀴처럼 연계하면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모습은 정석 중의 정석이라고 볼 만했다.
사실 웨일즈의 수비는 공격 만큼의 무게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 26분 이고르 아킨페예프가 찬 골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1대1 상황을 내준 것은 경험 부족 만으로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러시아의 공격에 종종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드러낸 것도 웨일즈 수비가 그리 강력하지 않다는 점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웨일즈는 공격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수비진이 볼을 전개하면서 상대 진영으로 라인을 끌어 올리는 빌드업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간결한 공격과 마무리를 시도했다. 이러다보니 러시아가 공격이 끊기기만 하면 곧바로 웨일즈는 골과 다름없는 찬스를 만들어냈고 결국 3득점을 얻었다. 최선의 수비는 속도감 넘치는 빠른 공격이라는 점을 여지없이 증명했다.
스포츠조선 해설위원·전 포항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