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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의 무승부, 무패 신기록에도 뒷맛은 영 개운치 않다.
신기록이 있으면 제물이 있는 법. 남기일 광주 감독은 희생양이기를 거부했다. 남 감독은 경기 전 "안방에서 전북 축제의 제물이 되고 싶지 않다"며 "최근 전북에 계속 못 이겼다. 이번에 전북을 잡는다면 그 역시 기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는 전북과 역대 전적에서 3무5패로 단 한차례의 승리도 없었다.
눈에 불을 켠 선수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불꽃이 튀었다. 주도권은 전북이 쥐었다. 서서히 열기가 달아오르던 시점에 전북이 먼저 웃었다. 전반 19분 이재성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광주 정동윤의 발에 차이며 넘어졌고 바로 휘슬이 울렸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이동국이 오른발로 침착하게 차 넣으며 전북이 1-0 리드를 잡았다.
이어진 후반. 일진일퇴의 치열한 볼 쟁탈전이 벌어졌다. 팽팽하던 무게추는 후반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조금씩 광주 쪽으로 기울었다. 집요하게 전북을 압박하던 광주는 후반 39분 김민혁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정조국이 오른발 슈팅으로 성공시키며 1-1을 만들었다.
원점으로 돌아간 승부. 더 이상의 환호 없이 종료 휘슬이 울렸다. 1대1 무승부. 전북은 적지에서 K리그 최다 무패 기록을 16경기로 늘리며 신기록을 세웠다. K리그 역사를 새로 쓴 날. 하지만 1골 차 우위를 지키지 못한 탓에 활짝 웃지는 못했다. 전북으로선 또 한번 패배 처럼 개운치 못했던 무승부였다.
광주=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