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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이 FC서울 지휘봉을 잡은 후 첫 원정길에 올랐다. 그러나 첫 승 사냥에 실패했다.
변화의 운명이 가혹하지만 절망을 느낄 여유는 없다. 결국 패배를 통해 배워야 한다. 연패가 약이 될 수 있다. 변화의 시계는 더 빨리 돌아가고 있다. 다행히 이번 주에는 주중 경기도 없다. 황 감독은 다양한 전술 실험을 통해 탈출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스리백은 중앙수비가 3명, 포백은 2명이다. 서울은 몇 년째 스리백에 익숙해 있다. 선수들이 피부로 느낀 변화는 다소 낯설었다. 상대의 빠른 역습에 여러차례 위기를 노출했다. 하지만 가능성도 확인했다. 황 감독은 첫 변화에도 조직력은 나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선수들이 적응만하면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결과론이지만 전반 데얀과 윤일록이 결정적인 기회에서 골로 연결했다면 양상은 달라질 수 있었다. 황 감독은 "선수들이 오랜만에 포백을 가동하니 생소하게 느낀 것 같다. 그러나 어차피 포백을 쓰기 위해선 거쳐야 할 과정이다. 좋은 팀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변화의 중심은 미드필더
스리백과 포백은 수비 숫자에 차이가 있지만 전술의 키포인트도 다르다. 스리백은 측면을 어떻게 활용하는냐가가 관건이다. 포백의 무게 중심은 중앙 미드필더에 있다. 중앙의 변화를 통해 추구하는 전술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4-4-2 시스템이 4-1-4-1, 4-2-3-1, 4-3-3 등으로 파생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황 감독은 미드필드의 운용 변화를 통해 첫 승의 실마리를 풀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상주전을 토대로 이번 1주일간 포백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남전에서 오스마르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시키는 실험을 했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군입대한 신진호는 상주에서 뛰고 있고, 중원의 핵인 주세종은 부상 중이다.
연착륙을 위해선 안정이 첫 번째 수순이다. 서울은 공격에 있어서는 가용할 옵션이 많다. 반면 중앙 미드필더는 자원부족에 신음하고 있다. 변화가 불가피한 이유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그 열쇠를 쥐고 있다. 스리백과 포백의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 카드도 있다. 지난 시즌 인천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한 김원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는 올 시즌 서울에선 스리백의 중앙에 위치했다. 1명으로 부족할 경우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세우는 것도 방법이다.
변화의 몸부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울이 '황선홍 체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