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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과 K리그의 선순환 연결 고리를 만드는 게 내가 한국 축구에 남기고 싶은 족적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즈음하여 "K리그에서 뛰는 대부분의 선수들에 대한 평가를 마쳤다"고 했다. K리그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 변화는 기록에서 드러난다.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1~3차전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선발과 교체를 포함해 경기당 4~5명의 K리거를 활용해왔다. 하지만 2015년 10월 13일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을 기점으로 수치가 확 줄었다. 선발 라인업에는 1~2명 만이 자리를 채울 뿐이었고 교체멤버도 해외파의 차지가 됐다. 지난 9월 1일 중국과의 최종예선 첫 경기에선 K리거가 단 한 명도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 못했다. 2015년(2차예선 6경기)과 2016년(2차예선 1경기·최종예선 4경기) 각각 치러진 예선에서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3경기 이상 씩을 뛴 필드플레이어는 이재성(24·전북 현대) 단 한 명 뿐이다.
K리거의 빈 자리를 채운 선수들은 중국슈퍼리그와 일본 J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었다. K리그서 기량을 검증받은 선수들도 있었지만 대학 무대에서 곧바로 해외로 진출한 경우가 더 많았다. 하지만 중국, 일본 리그 팀들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K리그 팀들에게 열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경쟁 우위'를 이유로 발탁 기조를 이어온 부분을 두고 아쉬움의 목소리가 컸다.
김신욱(28·전북 현대) 발탁 과정도 마찬가지다. 대표팀의 골 결정력 논란이 일 때마다 K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김신욱의 이름이 거론됐다. 그러나 슈틸리케호와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 김신욱이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는 시리아전 무득점 무승부 뒤 공격진 구성에 대한 논란의 후폭풍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뒤였다.
그동안 슈틸리케 감독이 각광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소통과 변화였다. 하지만 최근 1년 간의 행보를 돌아보면 '초심을 잃었다', 'K리그는 뒷전'이라는 말이 귓가에 맴돌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