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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30시간이 넘는 대장정이었다. 지구 반대편 브라질 리우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그러나 피곤함은 기대감을 이기지 못했다. 왼쪽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18명의 태극전사들은 금빛 미래를 꿈꾸며 희망 속에 결전지에 입성했다. 출발은 좋았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하며 환호를 질렀다. 그러나 환희는 오래가지 않았다. 8강에서 '복병' 온두라스에 0대1로 패하며 무릎을 꿇었다. 믿고싶지 않은 잔인한 현실. 이제 막 20대에 접어든 젊은 태극전사들은 망연자실했다. 두 뺨 위로 흘러 내리는 굵은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그렇게 그들의 잔치는 아쉽게 끝났다.
김동준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그는 "다사다난했다"며 "올림픽 때 오른쪽 어깨와 손가락 부상을 입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인지 소속팀에서도 실점이 많았다. 내 점수는 40점"이라고 돌아봤다. 시즌 초반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김동준은 올림픽 이후 주춤했다. 결국 팀은 승점 43점(11승10무17패)을 쌓는데 그치며 11위에 랭크, 내년 시즌 클래식 잔류를 위해 승강 플레이오프(PO)에 나서야 하는 처지가 됐다.
그러나 태극전사에게는 오늘보다 더 빛나는 내일이 기다리고 있다. 선수들 역시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들은 2016년의 아쉬움을 발판 삼아 내년 시즌 도약을 꿈꾼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