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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은 쌓았다. 하지만 숙제도 분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란전에서 떨어졌던 패스 성공률과 우즈벡전에서 활용할 측면 플레이와 2선 공격 가담을 캐나다전에서 확인하고자 했다. 패스 성공률은 지표 면에서 상승했지만 상대의 압박이 약했기에 얻은 성과라는 점도 부인할 수 없었다. 4-4-2 포메이션을 펼친 캐나다가 공격수 두 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자기 진영에서 버티고 있는 틈을 간결한 빌드업과 짧은 패스를 통한 공간 파괴로 뚫어냈다. 전반 10분 김보경의 선제골, 25분 이정협의 추가골 모두 비슷한 장면에서 만들어진 득점이다.
문제는 수비 조직력이었다. 센터백으로 나선 김기희 장현수의 소극적인 플레이가 한 템포 늦은 볼처리라는 결과를 낳았다. 상대 돌파에 쉽게 공간을 내주고 루즈볼 상황에서도 역할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어정쩡한 볼처리가 이어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기희를 빼고 홍정호를 내보내면서 새로운 조합을 짰지만 문제점은 계속 이어졌다. 후반 세트피스 상황에서 맞은 위기도 전반과 비슷한 맥락이었다. 캐나다 공격진의 소극적인 플레이와 처지는 기량 탓에 무실점 승리를 얻긴 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의 맞춤 지도에도 부진한 모습을 보인 수비진의 활약은 전방 압박과 개인기량이 만만치 않은 우즈벡 공격진을 제대로 상대해 낼 지 우려를 사기에 충분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고질병'으로 지목했던 풀백 자리에선 명암이 엇갈렸다. 오른쪽 풀백으로 나선 김창수는 상대 압박이 느슨한 틈을 이용해 적극적인 공격가담으로 슈팅 찬스까지 만들어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왼쪽 풀백으로 선발출전한 박주호는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아웃됐다. 바통을 이어받은 윤석영은 공격적인 재능은 빛났지만 늦은 수비 복귀 탓에 한국영의 커버 플레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게 흠이었다. 권순태는 전반 31분 결정적인 상대의 프리킥을 막아내는 등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승리에 취할 겨를이 없다. 우즈벡과의 본고사가 남아 있다. 캐나다전에서 얻은 성과와 과제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보완이 필요한 이유다.
천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