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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했음에도 근심과 우려는 더 깊어졌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선제골이 터졌다. 시리아 진영 오른쪽에서 얻은 코너킥 찬스에서 손흥민이 오른발로 올린 크로스가 수비수 두 명의 몸에 맞고 흐른 사이, 문전 정면에 서 있던 홍정호가 지체없이 왼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벤치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던 슈틸리케 감독은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환호했다.
기세를 탄 한국은 공세를 이어갔다. 전반 9분 손흥민이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기성용이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수비수 몸에 맞고 흘렀다. 4분 뒤에는 손흥민이 왼쪽 측면을 돌파하다 이어준 패스를 김진수가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품에 안겼다. 이후에도 한국은 전방 압박을 펼치면서 시리아의 숨통을 조였다.
한국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왼쪽 측면에서 공격 루트를 찾았지만 전반전을 1골 앞선 채 마무리 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후반전에도 시리아는 수비라인을 끌어 올린 채 한국을 압박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8분 고명진 대신 한국영(알 가라파)을 투입했으나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한국에게도 찬스는 있었다. 후반 20분 남태희가 아크 오른쪽에서 시도한 슈팅이 시리아 골키퍼의 손에 걸리면서 추가골 찬스를 놓쳤다. 하지만 시리아도 줄기차게 공격을 시도하면서 실점에 대한 우려는 커졌다. 후반 25분에는 문전 왼쪽에서 시리아의 알 카팁에게 실점과 다름없는 장면을 내줬으나 권순태가 선방하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황희찬 대신 이정협(부산)을 투입하면서 공격 강화에 나섰다. 이럼에도 흐름은 점점 시리아 쪽으로 넘어갔다. 후반 39분에는 구자철 대신 황의조(성남)까지 나섰으나 찬스는 오히려 시리아 쪽으로 갔다.
후반 종료 직전 한국은 시리아의 슈팅이 크로스바에 맞고 튀어 나오면서 또 다시 실점 위기를 넘겼다. 골대가 살린 승리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