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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같은 경기력이면 감독이 누가와도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기성용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그는 공동취재구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겼기 때문에 목표는 이뤘다. 그러나 경기력적인 면에서 많이 부족했고 아쉬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슈틸리케호의 주장으로서 할 수 있는 발언을 가감 없이 쏟아냈다. 기성용은 "슈틸리케 감독님은 많이 준비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크다"며 "주위에서 얘기하는 감독의 전술이 문제가 아니다. 선수들이 전술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감독이 잘못이라기 보다 볼 관리를 못하고 자주 빼앗기는 모습은 대표팀 수준에 맞지 않다. 선수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전했다.
단순히 슈틸리케 감독을 감싸자는 발언은 아니었다. 기성용은 계속해서 쓴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감독이 아무리 전술을 잘 짠다고 해도 선수가 이행을 하지 못하면 소용없다"며 "9년간 태극마크를 달 동안 감독님이 5차례 바뀌었다. 책임은 감독님들이 지지만 선수들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때로는 실수도 할 수 있다. 경기력도 좋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대표선수는 압박감을 이겨내야 한다. 안방에서도 이런 경기력이라면 문제가 많다"며 다시 한 번 힘줘 얘기했다.
상암=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