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신태용호' 성공위해 K리그-협회 거국적으로 뭉친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7-07-31 21:10


2017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 수원삼성과 제주 유나이티드 경기가 9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다. 축구국가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7.09/

'국가대표가 살아야 K리그도 산다.'

대한축구협회와 K리그가 벼랑 끝 한국축구를 살리기 위해 거국적인 협력에 들어갔다.

A대표팀의 소방수로 발탁된 신태용 감독(48)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대표팀 조기소집에 발벗고 나서기로 한 것이다.

한국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 10차전에서 최소한 1승1무를 해야 자력으로 본선 직행을 이룰 수 있다. 성적 부진으로 인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하고 신태용 감독에게 마지막 희망을 던진 상태다.

이른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최악의 경우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다면 그 후폭풍은 상상조차 힘들다. 팀을 새롭게 정비해야 하는 신 감독도 갈 길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8월31일 이란과의 9차전을 대비해 대표팀 조기소집이 급선무였다. 지난달 28일 소집된 'K리그 전 구단 대표자 및 대한축구협회 협의회'의 안건도 바로 조기소집 문제였다. 이날 회의에는 협회 김호곤 부회장, 황보관 기술교육실장과 함께 신 감독이 참석해 K리그 대표자들에게 조기소집 협조 요청을 읍소하다시피 했다.

당장 급한 불을 끄려면 그동안 어수선해진 대표팀을 정비하기 위해 조기소집으로 합숙·훈련시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이 자리에서 K리그와 협회는 소기소집에 협조한다는 대원칙에 합의했고, 신 감독은 한결 홀가분한 마음으로 해외파 점검을 위해 중국으로 떠났다.

신 감독이 원하는 답안이 지난 31일 구체화 됐다. 당초 소집 예정일(8월28일)에서 1주일 앞당긴 21일 대표팀을 소집키로 확정했다. A대표팀 '신태용호'가 본격 출범하는 날이기도 하다.


2017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가 12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다. 신태용 축구국가대표팀 감독과 김남일 코치가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상암=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7.12/

이제 남은 숙제는 K리그의 일정 조정이다. 21일 소집으로 인해 26, 27일 예정된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 6경기가 작은 걸림돌이 됐다. 9일 FA컵 8강전이 잡혀 있어 28라운드를 앞당길 여유는 없다.

K리거를 중용하겠다는 신 감독의 운영 방침에 따라 각 구단별 차출 인원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터라 핵심 선수가 빠진 채로 28라운드를 예정대로 강행하는 것도 무리다. 스플릿 라운드 마지노선인 33라운드가 다가 오고 있어 순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때라 더욱 그렇다.

이에 따라 연맹은 크게 2가지 대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첫 번째는 28라운드 6경기를 통째로 빼서 최종예선 10차전 이후 적당한 일정을 잡거나 마지막 33라운드 날짜(10월 1일)를 1주일 정도 늦추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일종의 분산 개최다. 클래식 12개팀 가운데 A대표팀 차출로 인한 전력 누수가 크지 않은 팀들은 예정대로 28라운드를 치르고 나머지 팀은 추후 일정을 잡는 것이다. 경기 수를 분산할 수 있어 향후 추가 일정을 잡는데 부담을 덜 수 있다. 만에 하나 신태용호가 3위로 플레이오프(10월 5, 8일)에 속할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

K리그가 이처럼 신태용호 지원에 나선 배경에는 1년 전에 진 '빚'도 무시할 수 없다. 올림픽대표팀을 이끌던 신 감독은 2016년 리우올림픽 개막 30일 전(7월4일)에 조기소집을 요청했지만 K리그와 FA컵 일정이 너무 빡빡해 무산됐고 15일 전 소집해 브라질로 떠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신 감독은 1년 만에 다시 맞닥뜨린 조기소집 문제를 무난히 해결했다. 이제 양보해 준 K리그와 기다려 준 축구팬들에게 보답하는 일만 남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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