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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에게도 흑역사가? "부임 첫해 짤릴뻔 했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10-30 21:20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전북 현대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최강희 감독과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전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10.29/

다섯 번째 K리그 별을 단 최강희 전북 감독(58). 그는 누가 뭐래도 'K리그 최고 명장'으로 불린다. 단지 나이가 많아서 예우를 해주는 차원이 아니다. 젊은 감독 못지 않은 축구에 대한 열정과 승부사적 기질, 지략, 결과물이 지난 2005년 여름 전북 지휘봉을 잡은 뒤 12년간 한결같이 한 자리를 지킨 최 감독을 명장에 올려놓은 요소들이다.

이런 최 감독에게도 지도자 인생에서 몇 차례 고비가 있었다. 최 감독은 "2005년 프로 감독에 데뷔하자마자 3연패 뒤 1승을 하고 다시 3연패를 했다. 200승은 커녕 언제 그만둬야 하나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러다 K리그 최단명 감독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었다"고 회상했다.

두 번째 고비는 2008년이었다. 사퇴까지 생각했었다. 최 감독은 "젊은 선수들로 팀을 리빌딩 했는데 시즌 개막전을 포함해 4연패를 했다. 1무4패를 할 시점에 서포터스가 '집에 가라'고 하더라. 당시 오기가 생기더라. 내가 이렇게 나가면 후임 감독에게도 똑같이 상황이 펼쳐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팬에게 편지를 써 '기다려달라'고 했다. 그런데 후반기에서 9승2무4패를 기록,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합류했다. 그 때 처음으로 전북 감독을 맡으면서 승률이 높아졌었다"며 "운명이 있는 건지 마음을 비운 시기가 있었다"고 옛 기억을 떠올렸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시즌은 2009년이었다. K리그 첫 우승을 일궜던 해다. 최 감독은 "성남에서 방출된 이동국 김상식을 영입했던 때다. 그리고 에닝요 루이스 최태욱 등으로 스쿼드를 꾸렸다. 명문 팀이 되기 위해선 우승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목표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최 감독은 여전히 배가 고팠다. 팀에 우승 DNA를 심기 위해 노력했다. 물꼬가 트이자 전북은 서울, 수원, 울산 등 전통의 강호와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강팀 반열에 올랐고, 2011년 두 번째 K리그 우승을 기점으로 'K리그 1강'으로 우뚝 섰다. 그리고 2014~2015년, 2년 연속 우승으로 '언터처블'에 등극했다.

최 감독은 우승 레시피를 가지고 있다. 최 감독은 "전북이 우승하는 패턴은 비슷하다. 시즌 초반을 버티다 5월부터 경기력이 좋아진다. 전술 면에서도 성숙된다. 그리고 9월 부터가 순위 싸움에서 가장 중요하다. 부상자가 없어야 하고 특히 우승 경쟁팀과의 맞대결에선 경고관리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4년 시즌 막판 9연승을 질주했고 8경기 연속 무실점을 했다. 그렇게 집중할 시기에 승점을 벌어야 하고 추격하는 팀과의 싸움에선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유독 노장 선수들을 선호한다. 노장 선수들이 젊은 선수들과 주전경쟁을 펼칠 때 비슷한 조건이면 노장을 택한다. "너도 훗날 베테랑이 되면 이해할거야." 최 감독이 젊은 선수들을 이해시킬 때 하는 말이다. 이렇게 많은 노장들을 데리고 시즌을 치르는 건 도박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베테랑들은 최 감독의 '닥공(닥치고 공격)'을 잘 수행한다. 특히 "홈에선 절대적으로 공격 축구를 구사해야 한다"는 최 감독의 소신을 가장 잘 수행해왔다. 서른 여덟의 이동국을 비롯해 에두(36) 조성환(35) 박원재(33) 등과의 아름다운 동행은 최 감독의 가장 큰 힘이자 무기였다. 최 감독은 "베테랑들이 중요할 때마다 스스로 분위기를 다잡고 알아서 해줘서 나는 할 게 없다. 내 역할은 이들이 싸우지 않게 다독이는 것 뿐"이라며 특유의 농담을 던졌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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