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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울보' 손흥민(26·토트넘)은 이번에도 울음을 참지 못했다. 실망했을 국민을 생각하다 꾹꾹 눌러 참았던 눈물보가 터졌다. 라커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위로와 격려를 받고 또 울컥했다. 그리고 고개숙인 태극전사 동료들을 보면서 또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손흥민은 4년전 브라질월드컵에서 막내로 첫 본선에 출전했다. 대선배 박주영의 공격 파트너였다. 첫 러시아전(1대1)에서 슈팅 미스로 득점에 실패했다. 두번째 알제리전(2대4 패)에선 한골을 넣었지만 대패로 빛나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 벨기에전(0대1 패)에서 무득점, 패배와 조별리그 탈락이란 쓴맛을 봤다. 손흥민은 분했다. 자신의 실수가 자꾸 떠올랐다. 노랗게 머리를 염색한 22세 청년으로 경험이 부족하며 어렸다. 그는 정말 펑펑 눈물을 쏟았고, '울보'라는 애칭이 붙었다.
4년의 시간이 흘렀고,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세계 최고 무대 EPL로 옮겼다. 소속팀 토트넘에서 두 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빅리그 A급 공격수로 성장했다. 그의 선수 가치가 1000억원을 넘어섰을 정도였다.
태극전사들의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손흥민 뿐만 아니라 멕시코전을 마치고 장현수 이 용 등 주축 수비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았고 눈시울을 붉혔다. 스웨덴과의 1차전(0대1 패)을 마치고는 PK골을 내준 수비수 김민우가 오열하고 말았다. 매 경기 태극전사들이 패배 후 울음바다를 만들고 있다.
손흥민은 또 "월드컵 무대가 무섭다"고 했다. 그는 "잘 준비해도 부족한 게 월드컵 무대다. 아직도 경험이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 4년 후에 똑같은 말을 할 것 같다. 아직도 겁이 난다"고 했다. 그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독일과 마지막 경기에 대해선 "나라를 위해 죽기살기로 해야한다.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국민에게 희망을 보여드리는 게 맞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부상자(권창훈 김진수 김민재 염기훈 이근호)가 많았던 것이 아쉽다. 손흥민을 덜 외롭게 했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로스토프(러시아)=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