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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살 내러 갑니다.'
김민재는 부상으로 지난 6월에 열린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했다. 개인적인 아쉬움을 넘어 대표팀으로서도 큰 손실이었다. 한국에 그만한 수비수가 없었기 때문.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아시안게임을 준비했다. 중요한 대회다. 만약 한국이 금메달을 목에 걸면, 김민재는 일찌감치 군 면제를 받을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유럽 무대 도전도 더 수월해진다. 몸값을 단숨에 끌어 올릴 수 있는 대회. 첫 경기부터 강렬했다. 바레인 공격수들에게 큰 벽이었다. 게다가 김민재는 빌드업 과정에서 환상적인 전진 패스로 공격을 도왔다. "공격수들을 편하게 해줘야 한다"는 말을 그대로 실천했다. 후반 막판 김민재가 빠진 뒤에는 수비가 불안했다.
쾌조의 스타트다. 김민재는 "생각보다 골이 많이 나왔고, 첫 스타트를 잘 끊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전 부족은 과제였다. 황현수 조유민 등과 한 번도 실전에서 발을 맞춘 적 없기 때문. 그러나 김민재는 "전술적으로 훈련 시간이 많이 않았는데, 선수들과 수비수들 끼리 미팅을 정말 많이 했다. 처음 10분은 우왕좌왕했는데 경기를 하면 할수록 잘 된 것 같다. 더 좋아질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제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김민재의 수비력과 패스는 압도적이었다. 그는 첫 소집에서 "23세 이하 대회에서 피지컬이나 나의 유리하 장점을 살리고,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번 한계를 느끼고, 부딪쳐 보고 싶다"고 했다. 철저한 준비 덕분이었을까. 김민재의 첫 경기는 완벽했다. 공격수들이 신나게 뛸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줬다. 분명 아시안게임 무대는 김민재에게 다소 좁아 보였다.
반둥(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